최근 한 유명인의 손글씨가 화제가 됐다. 그 뉴스 기사를 보고 있노라니 자녀의 글을 알아볼 수 없다며 글씨 지도를 당부했었던 학부모의 부탁이 떠올랐다.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요즘 시대에 바른 글씨를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글씨를 ‘쓴다’는 의미
스마트 기기가 활성화되고 학생들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손으로 글을 쓰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악필로 고민하는 사람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한 취업포털이 ‘악필로 인한 스트레스’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0%는 ‘손글씨를 잘 쓰고 싶단 생각을 해봤다’고 답했다. 반면에 실제로 ‘손글씨에 자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30%에 불과했으며, 심지어 전체 응답자의 67%는 ‘본인의 손글씨 때문에 스트레스까지 받아봤다’라고 고백했다.
학교에서의 글씨 쓰기 실태를 보면 정확한 필순으로 바르게 글씨를 쓰는 학생들이 많지 않다. 입학 전 가정에서의 글씨 쓰기 지도 방법이 각각 달라서 학생들의 연필 잡는 방법이 제각기 다르고 한글을 쓰는 획의 순서도 제각각이다. 바른 글씨 쓰기를 힘들어해 방학을 이용해 악필 교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글씨를 바르게 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는 효과가 많다고 한다. 글씨를 잘 쓰는 학생들은 대체로 수업 시간에 집중을 잘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다. 글씨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필기할 때 꼼꼼히 정리하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그동안 배운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학습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이런 습관이 계속 길러진다면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이 향상돼 논술 작성 시에도 매우 유리할 수 있다.
시작 단계의 관심·노력 중요해
그렇다면 글씨를 바르게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악필은 글씨를 빠르게 쓰려다 보니 성의 없이 쓰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다. 바른 글씨를 쓰려면 올바른 자세로 연필을 잡고 한글을 쓰는 획순에 따라 글씨를 써야 한다. 꾸준한 반복 연습과 글씨를 바르게 쓰려는 마음가짐 또한 중요하다.
1학년 딸의 알림장에 매일 쓰여있는 문구가 ‘글씨를 쓸 때 바른 자세로 쓰는지, 연필을 바르게 잡고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이다. 이 문구를 보면 처음 글씨를 쓰기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학교와 가정에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느낀다. 그리고 학생 스스로 바른 글씨 쓰기의 필요성을 느끼고 꾸준한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학생이 자신의 글씨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겁게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