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아 공연칼럼니스트]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작품을 위해 새로 작곡된 곡이 아닌 기존에 발표된 대중음악을 넘버로 엮어 제작한 뮤지컬을 말한다. 아바의 히트곡을 중심으로 만든 뮤지컬 <맘마 미아!>, 비지스와 엘비스 프레슬리의 곡을 엮은 <토요일 밤의 열기> <올 슉 업> 등이 대표적인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최근에는 한국 뮤지션들의 곡을 중심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도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이번 달에는 새로운 이야기와 편곡을 만나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세계로 떠나보자.
뮤지컬 <미인: 아름다운 이곳에>
뮤지컬 <미인>은 ‘한국 대중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신중현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삼천만의 히트곡’으로 불리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미인’을 비롯해 ‘님아’, ‘봄비’, ‘빗속의 여인’, ‘아름다운 강산’ 등 주옥같은 명곡을 엮어냈다.
신중현은 1950년대 한국 음악의 대중화를 이끈 ‘살아있는 전설’ ‘영원한 청춘’으로 불린다. 그의 음악은 특유의 에너지와 비트로 듣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미인>이 가슴 끓는 청춘들의 이야기인 것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작품의 배경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로, 유랑극단을 쫓아다니며 노래하기 좋아하는 굴다리패 막내 강호, 그가 한눈에 반한 시인 병연, 강호의 인텔리 형 강산까지 세 명의 청춘이 등장한다. 강산과 병연이 독립운동을 준비하다 위험에 빠지자 강호는 형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사실 <미인>은 3년 전 초연으로 관객을 만난 적 있지만 이번 공연은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다. 스케일과 구성에서 많은 변화를 꾀했기 때문. 우선 대극장 무대를 소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와 함께 드라마 또한 좀 더 섬세하고 밀도 높은 구성으로 재탄생시켰다. 억압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캐릭터들의 관계와 심리에 좀 더 집중했으며, 이를 위해 등장인물 또한 주요 인물 4인과 멀티 앙상블 2인으로 재구성했다. ‘아름다운 이곳에’라는 부제를 새롭게 붙인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변함없는 것이 있다면 창작진이다. 작가 이희준, 연출가 정태영, 음악감독 김성수, 안무가 서병구 등 뮤지컬계의 내로라하는 스태프가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댔다. 새롭게 탄생한 <미인>을 위한 탄탄한 드라마와 풍성한 편곡, 감각적인 안무가 작품의 울림을 더한다.
뮤지컬 <사랑했어요>
서른셋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샀던 故김현식. 그러나 그의 음악은 지금까지도 리메이크되고 활발하게 불려지며 우리 곁에 살아있다.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그의 음악에 다시 한번 숨을 불어넣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김현식은 ‘사랑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 불렸던 가수. 작품에서도 서정적인 로맨스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작품은 서로 사랑하지만 다른 공간 속에서 이뤄질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통해 연인의 사랑, 가족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등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그린다. 공연 속에서는 ‘내 사랑 내 곁에’를 비롯해 ‘비처럼 음악처럼’,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추억 만들기’, ‘변덕쟁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등의 명곡이 흘러 관객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든다.
이번 공연은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기대를 더한다. 주인공인 ‘준혁’ 역에 캐스팅된 가수 조장혁, 팝페라가수 정세훈, 뮤지컬배우 성기윤은 폭발적인 가창력과 폭넓은 음역대, 표현력을 갖춰 김현식의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후문. 준혁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는 ‘과거 준혁’ 역은 영화·드라마·공연을 넘나드는 만능 엔터테이너 홍경인, 락발라드 보컬 고유진, ‘불후의 명곡’의 가수 김용진이 캐스팅됐다. 김은아 공연칼럼니스트
*공연정보
뮤지컬 <미인: 아름다운 이곳에>
2021년 9월 15일~12월 5일
YES24스테이지 1관 1577-3363
뮤지컬 <사랑했어요>
8월 14일~10월 31일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