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지난 2월 17일, 2022학년도 고등학교 새내기를 맞이하여 신입생들의 원만한 학교생활을 돕기 위한 오리엔테이션(OT) 자료 중에서 학교장을 대신한 교감의 격려 글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대면으로 이루어지지는 못했지만 철저한 방역을 하면서 시차를 두고 교과서 및 학교 안내 책자를 배부하는 등 신학년도 각 학교급별로 진행된 학교현장 소식의 일환으로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신입생 여러분, 어서 와요! 고등학교는 처음이지요? 온 마음을 다해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은 그동안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연 3년에 걸쳐서 마치 전쟁을 치르듯 힘겹게 살아가는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고동락(同苦同樂)하던 중학교 친구들의 이름과 얼굴도 제대로 모른 채 재기발랄한 청춘 시대의 진정한 멋과 맛을 모르고 지내왔습니다. 그 속에서 모든 것이 불안하고 두려움을 간직한 채 여러분의 진로를 두고 한동안 고민을 하고 망설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여러분은 일반고와 인연을 맺고 그중에서도 세원고(世元高)라는 멋있는 학교를 선택했거나 배정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1지망이었든 아니면 2, 3 …지망이었든 여러분의 오늘은 현명하고 축복의 기회임을 이제 자랑스럽게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인천세원고는 2009년 개교한 이래 지난 2021년 12월 31일에 제11회 졸업식을 했습니다. 비록 유튜브 방송으로 조촐하게 거행되었지만 참석한 졸업생들과 학부모, 지역 인사, 그리고 선생님들의 얼굴엔 세원고의 또 다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순간이었고 저마다 자긍심이 충만한(Pride-Up) 모습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떠나는 졸업생이나 보내는 재학생이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중에 멋지고 훌륭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약속했습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과 교직원들은 졸업생들을 보내면서 코로나와의 싸움으로 학교생활을 보다 원만하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다소 측은한 마음도 있었지만 자신들의 진로와 진학의 선택에 따라 당당히 교문을 나서는 여러분의 선배들을 보면서 마음속으로부터 진정으로 축복을 빌었습니다. 그리고 긍지를 느꼈습니다. 왜냐면 세원인들은 세상과의 도전에서 당당히 멋진 모습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것으로 확신을 했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 첫째, 세원고는 어느 한 학생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진로·진학지도를 하는 학교입니다. 세원고의 교육과정은 교육전문가들도 인정하는 다양한 기회가 펼쳐지는 교육의 장(場)입니다. 그 속에서 충실한 진로·진학 교육을 받고 자신이 선택한 길에 자부심을 느끼는 학교입니다. 여러분도 이제 그 과정을 겪으며 세원고에서 멋진 미래의 꿈과 희망을 설계해 나갈 것입니다. 예컨대 서울대 등 좋은 대학을 진학하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고 또한 멋진 헤어디자이너나 피부미용전문가, 바리스타, 영양사가 되는 등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동시에 주어질 것입니다.
둘째, 배움이 즐겁고 자유로운 학교입니다. 여기엔 여러분의 선배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낸 각종 주제 탐구, 학술제, 동아리 탐구 발표 등등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의 선배들이 그만큼 노력하기도 했지만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오늘의 학교 분위기와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세원고는 ‘행복배움학교’라는 소위 인천형 혁신학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의 행복에는 만족이 없지만 그래도 배움이 즐겁고 자유로운 학교생활로 여러분은 적어도 후회하지 않는 학창 시절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셋째, 학교폭력이나 왕따가 없이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학교입니다. 학생들은 상호 존중하고 나누며 배려하는 학생자치문화를 정착시켰습니다. 이 또한 학생회와 학급회를 중심으로 앞으로 여러분들이 만들어갈 자랑스런 학교 문화입니다.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에 참여하여 사회성를 키우고 평생 친구를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살아가면서 이민이나 그 밖의 특수한 이유로 대한민국이라는 국적을 중간에 바꿀 수는 있지만 세원고라는 모교(母校)는 죽을 때까지 바꿀 수 없습니다. 세원고를 졸업하는 한 영원히 함께 할 운명이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여러분의 모교를 더욱 좋은 학교, 성공하는 학교로 만들고자 하는 자세와 실천입니다. 여기엔 학교가 무엇을 해줄지 기대하기보다는 여러분이 학교를 위해서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자주 해야 합니다. 2022학년도는 “즐거운 교실,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본교의 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그 속에서 “졸업생에게는 영광을, 신입생에게는 희망을 주는 학교”로 한 발짝 성큼 더 다가서는 여러분의 모교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다시금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오늘로부터의 세계는 여러분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이란 말이 회자(膾炙)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팽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광야에서 버선발로 달려와 우리를 구원할 초인도, 벼락같이 내리꽂히는 번영의 새 질서도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에 대한 답을 인간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을 해왔고 인류의 미래 가능성을 연구해온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말합니다. “(…) 우리는 역사적인 웜홀(Wormhole: 우주공간에서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가상의 개념으로 시공간과 다른 지점을 연결하는 고차원적인 구멍)에 들어섰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역사의 정상적인 법칙들은 중단되었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일이 평범한 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편으로 이는 우리가 더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스스로에게 꿈을 갖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꿈을 가져야 합니다. 이제 여러분의 꿈은 무엇입니까?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이미 우리 안에 도래해 있습니다. 내일은 오늘의 생각과 선택 속에 이미 존재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미래는 오늘, 여기에서 여러분의 행동에서 출발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빨리 가려면 혼자서 가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의 백세(百歲)의 인생이 하루 이틀 빨리 간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의 친구들과 더불어, 함께 가는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즐겁고 자유롭게 학교생활을 하면서 배움과 성장을 이루어 낼 이곳 세원고에서 꿈을 성취하길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