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원하는 학교, 미래를 이끄는 학교’ 서울언주초

2022.05.06 10:30:00

개교 95년을 맞은 유서 깊은 초등학교가 있다. 사교육 일번지인 서울 강남에 있으면서도 ‘사교육이 필요 없는 학교’, 학생들이 자유롭게 재능을 펼치는 ‘명품 학교’로 꼽힌다.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서울언주초등학교(교장 김호산)는 2019 방과후학교(돌봄교실) 활성화 우수학교 교육장 표창, 2021 학교체육활동 우수활동 교육감 표창 등 화려한 수상실적이 증명하는 명문이다. 맘카페나 교육관련 블로그에서는 ‘학부모가 보내고 싶어 하는 학교’로 평가된다. 교육열이 가장 높다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어떤 교육을 하길래, 그런 평가를 받고 있을까?

 

 

언주교육가족의 뜻을 교육으로 실현해내다

2019년 3월 부임한 김호산 교장이 매년 학부모연수에서 강조하는 것은 언주교육가족의 자율과 책임이다. 그만큼 언주초의 교육활동은 학생·학부모·교직원의 요구가 적극 반영되어 이루어진다.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가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는 수준 높고 다양한 방과후교실이다. 초등학교에 승마장이 있다고 하면 놀랄 만도 하지만, 언주초 학생들은 말이 거니는 교정이 익숙하다. 언주초의 방과후교실은 승마·골프·마술 같이 가정에서 사교육으로 배우기는 어렵지만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꾸려져 있다.

 

현재 대면수업으로 61개 부서가 운영되어 1,897명(중복)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185개 부서까지 운영했을 만큼, 잠재력이 풍부하다. 학생들은 크리스마스 같이 특별한 날에는 학교 연못이 있는 무궁화동산에서 언주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다. 평일과 토요일에는 피구·축구·야구를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클럽에도 참여한다. 정규수업시간에는 학년군별 1인 1악기 교육프로그램으로 국악타악기(1~2학년), 칼림바(3~4학년), 우쿨렐레(5~6학년)를 배운다. 정규수업시간부터 방과후까지 학생들이 좋아하고 기대하는 활동이 학교 안에서 가능하니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언주초는 다채로운 방과후교실과 문화·예술·체육활동 때문에 ‘사교육이 필요 없는 학교’로 유명하다.

 

지역사회에서 해야 할 돌봄역할에도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4~6학년 연계형 돌봄과 1~6학년 아침돌봄교실을 포함하여 돌봄교실은 총 9개 학급이 운영되어 200여 명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학습 측면에서도 정규수업시간 외에 점프업·키다리샘·디딤돌반 수업 등 학생들의 기초학력신장 프로그램이 매일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래교육을 지금, 여기서 실천하는 학교

언주초는 거의 백 년에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학교이지만, 학교 외관은 크고 세련됐다. 내적으로는 생태전환교육·AI 교육 등 미래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교내 곳곳에 공기정화식물이 많고 학생들은 원예치료사 강사와 공기정화식물화분 만들기 체험을 한다. 옥상텃밭을 조성하였고, 도시농부·그린커튼 환경구성 등 학교의 생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학생이 직접 ‘가까운 거리걷기, 전등끄기, 교내 식물이름 알고 가꾸기’ 캠페인을 하고, 가정에서도 실천할 수 있도록 학부모연수를 진행한다. 2021년 가을에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학생들에게 자연을 느끼는 감수성을 키워주기 위한 행사로 ‘서울언주초등학교 푸른하늘 온라인 사진전’을 개최해 많은 학생이 아름다운 하늘 사진을 공유하고 감상했다.

 

언주초는 시설 환경 측면에서도 미래교육을 위한 교육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매년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2020년에는 도서관과 놀이터를 리모델링하고, 옥상놀이터를 구축하여 학생들의 놀이공간을 확장하였다. 2021년에는 시청각실·방송실·과학실(뉴튼실)을 새단장하였고, 실과실을 리모델링하여 구글크롬북 등을 활용해 수업할 수 있는 AI 교실로 만들었다. 2022년에는 지하 공간을 활용한 스마트 체육교실, 무궁화동산 옆 꿈담 놀이터 구축, 스마트 과학실(장영실반), 운동장 노후 인조잔디 교체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하니 언주초의 변신은 아직 진행 중이다.

 

 

자율과 책임이 이끄는 양질의 교육과 유능한 교사

현재 언주초의 재학생은 1,570여 명이고 교직원의 수도 100명이 넘는다. 이 많은 사람의 요구와 소망을 반영하기에 쉽지 않을 텐데,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언주교육가족이 스스로 좋은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기 때문이다.

 

교육청이나 지역사회에서 학생들을 위한 사업을 공모하고 지원해주어도 학교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으면 그 지원이 학생에게까지 도달하지 않는다. 언주초는 1~6학년 전학급이 학년별 특색을 반영한 공모사업에 지원하여 1~2학년은 안정과 성장맞춤형 교육과정을 위해 꿈과 재미를 주는 ‘꿈잼교실’을, 3~6학년은 협력적 창의지성감성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우리가 꿈꾸는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진행한 ‘미래교육체제 탐색을 위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과 학부모는 ‘학생들에게 학교 밖 다양한 활동을 소개·연결시켜주는 교사’를 원한다고 한다. 언주초의 교사들은 학교 밖 지원사업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정보력과 실행력이 매우 좋다. 덕분에 학생들은 학교로 찾아오는 수련회, 찾아오는 문화다양성 수업 등 다채롭고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일상적으로 경험한다.

 

또 교사 간 수업연구가 매우 자발적이고 협력적으로 이루어지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학년협의회가 활성화되어 있어 교육과정재구성과 교재개발 연구가 활발하여 교직원의 직무만족도가 높다. 올해는 예비교사실습협력학교로 선정되어 예비교사 양성에도 일조할 예정이다. 공립학교 교사의 인력배치는 순환근무제로 운영된다. 그럼에도 언주초 교사에 대한 평가와 학생·학부모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교원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학교분위기와 학부모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율과 책임이라는 3박자가 조화를 이뤄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경받는 학교장의 특별한 리더십

전교직원의 자발적인 노력, 언주가족 중심의 교육이 가능하게 된 바탕에는 특별한 학교장의 마인드가 있다. 김호산 교장은 평소에도 “비교하지 말고, 너무 애쓰지 말라”는 말을 교직원들에게 자주 한다. 담당자의 마음이 편안하도록 배려해주는 그 말에서 교직원들은 오히려 힘을 얻는다.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한 번쯤 있을 수 있는 실수를 나무라기보다는 유머와 인자한 태도로 너그럽게 넘기는 것도 김 교장의 리더십이다.

 

김 교장은 특히 매년 1학년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그림책 읽어주기 수업을 진행하고, 6학년의 진로수업도 직접 나서서 한다. 교장 혼자 넓은 교장실을 차지하고 군림하는 모습은 언주초에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1학년 학생들은 김 교장이 읽어주는 그림책을 보고 들으며 마음을 가꾼다. 방송조회시간에는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을 직접 준비해 읽어주며 훈화시간을 즐거운 경험으로 바꿔준다.

 

6학년 수업에서는 ‘삶은 달걀’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잘못을 삶은 달걀 껍데기에 쓴 후 깨뜨린다. 김 교장은 “학생들이 자신의 잘못된 모습을 깨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이런 수업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성장에 정성을 다하는 교장의 모습에서 교사들도 감명을 받는다. 또한 학부모를 대신해 교통봉사를 하거나, 담당자가 바쁘거나 사정상 자리가 비웠을 때 학교보안관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자발적인 변화를 거듭하는 학교, 교육공동체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민주적이면서도 포용적인 학교문화의 롤모델이라면 단연, 서울언주초등학교이다.

송은주 서울언주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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