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적 돌봄 강화… 교원 업무 경감은 의문

2023.01.09 15:54:50

교육부, ‘늘봄학교’ 방안 발표
‘아침’·‘틈새’·‘일시’ 등 다양화
저녁돌봄 8시까지 단계적 확대

돌봄담당 공무원 120명 증원
강사 선정, 회계 처리 등 맡아
학교 “부담 줄어들지 않을 것”

 

정부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원하는 시간대를 최대한 맞춘 초등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교원 업무 부담을 우려해 공무원을 증원하겠다고 하지만,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교육부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초등학생 방과 후 활동 지원을 통해 교육과 돌봄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늘봄학교는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4개 내외 시·도교육청을 시범교육청으로 선정하고 인력과 재정을 지원해 우수모델을 발굴할 예정이다. 시범교육청에서는 약 200개 학교를 대상으로 ▲지역 중심의 전담 운영체제 구축 ▲초1 입학초기 에듀케어 집중지원 ▲미래형·맞춤형 프로그램 확대 ▲돌봄유형 다양화 등 과제를 운영한다.

 

아침부터 저녁 8시까지 틈새 없이, 각 학년에 맞는 돌봄의 완성을 목표로 잡았다.

 

저학년에게 기초학력 지원과 예체능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맞벌이 가정을 위한 아침·저녁돌봄 운영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저녁 돌봄 학생에게는 석·간식과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신입생에게는 입학 초(3월 1~3주) 조기 하교로 인한 돌봄공백 해소를 위해 방과 후 에듀케어 집중 지원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 고학년을 대상으로는 인공지능(AI)·코딩·빅데이터, 소규모·수준별 강좌 등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틈새돌봄을 강화한다.

 

교육부는 교원 업무 경감 차원에서 기존 시·도교육청 방과후학교 지원센터를 방과후·늘봄지원센터로 개편하고 전담 인력 120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현재 각 교육청에서 돌봄·방과후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 260명 정도의 50% 가까이 늘리는 것이다. 돌봄 전담인력은 단위학교에서 처리하던 강사·업체 선정과 계약 체결, 수강 신청, 회계 처리 등을 맡게 된다.

 

이 같은 개선방안이 나왔음에도  학교 현장에서는 업무 부담 감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다.

 

일단 외부 인원이 오랜 기간 학교에 머무는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학생 수요조사, 학교폭력, 안전사고, 강사가 추가되면서 발생하는 출·퇴근 등 인사관리, 강사의 갑작스러운 부재(코로나19 등)에 대한 대처 등 업무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저녁돌봄까지 이어질 경우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한다. 교육부의 담당 공무원 충원 숫자도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의 한 초등교사는 “이미 학교에는 주 14시간 이내로 근무하는 초단기 근로자가 상당히 많은데 더 늘리겠다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강사 관련 업무를 일부 도와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근본적 업무 자체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교육부도 수긍했다. 공무원이 증원된다고 해서 교원의 업무 자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교육청에서 교원 업무 경감이 이뤄지고 있는 사례를 일반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나현주 교육부 방과후돌봄정책과 과장은 “교원 업무 경감은 이번 정책 추진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라면서 “교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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