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뇌에게 휴식이란게 있을까요? 소위 ‘멍을 때리는’ 그 순간에도 뇌는 쉬지 않습니다. 잠을 잘 때도 계속 활동합니다. 뇌가 쉬는 경우는 우리가 죽었을 때, 그때 한 번입니다. 끊임없이 활동하는 뇌는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어쩌면 존재한다는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언이 괜히 있는 말은 아니겠죠?
"생각을 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다"라는 명제가 참이라면 한 단계 발전시켜 "내가 하는 생각이 나의 삶을 결정한다"는 명제도 성립할까요? 네. 이 명제는 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부터 알고 있었던 ‘생각이 삶을 결정한다’는 말은 뇌과학 서적을 읽고 나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뇌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는 정보만 수집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은 간단히 증명됩니다. 지금 이 글 읽는 것을 멈추고 내 주변에서 빨간색 물체가 몇 개인지 세어보세요. 다 세어보셨나요? 그럼 질문하겠습니다. 내 주변에 파란색 물체는 몇개가 있었나요? 아마 답변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빨간색 물체가 몇 개인지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고 나면 우리 뇌는 빨간색으로 되어있는 물체만 집중적으로 인지합니다. 이제 파란색을 찾아보시면 생각보다 많은 파란색 물체들이 보이실 겁니다. 이렇게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 뇌가 인지하는 내용도 달라집니다.
더 나아가 뇌는 외부상황을 내 생각에 맞춰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인지합니다. 스탠퍼드 대학교 데이비드 이글먼 부교수의 ‘더 브레인’이라는 책에는 시상과 시각피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시상은 시각, 청각 등 외부에서 인식된 감각을 뇌의 적절한 영역으로 보내주는 통로입니다. 시각피질은 시각과 관련된 정보를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뇌의 부위입니다. 우리 뇌는 시각에 그 기능의 3분의 1을 할애합니다. 그래서 시상에서 시각피질로 가는 연결선이 무척 많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연결된, 즉 시각피질에서 시상으로 가는 연결선은 그것의 10배라고 합니다. 뇌에서 이미 가지고 있던 생각, 판단 기준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전달되는 것이죠. 눈에서 인지한 객관적인 세상에 대한 정보보다 그것에 대한 해석의 양이 훨씬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눈을 통해 보이는 그대로 외부환경을 '인지'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기반으로 외부환경을 '해석'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현상 때문에 무척 괴로워했었습니다. 별 다른 의미 없는 선배, 동료의 태도에 너무 많은 부정적인 해석을 넣은 것입니다. 그냥 상황에 짜증이 난 선배의 태도를 나를 무시해서, 내가 싫어서 소리를 쳤다고 ‘해석’한 것이죠. 그렇게 상황을 해석하고 나서부터는 그 선배를 대하거나 같이 일 할 때는 굉장히 위축되고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듯이, 어쩌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으니 그냥 그 상황 그대로 넘기면 됐었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외부 상황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곡하여 해석했고 스스로를 고문했었습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받아들이는 정보는 약 5만 가지라고 합니다. 우리 뇌는 이 모든 걸 다 받아들일 수는 없겠죠. '필터'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 선입견 등이 필터가 되어 어떤 정보를 취할지,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할지를 결정합니다. 그렇게 받아들여진 정보가 내 삶에 적용되는 것입니다. 이러니 당연히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이 내 삶을 결정한다'는 명제는 맞는 것 아닐까요?
영국 수상 윈스턴처칠은 '당신은 살아가면서 자신의 우주를 창조한다'고 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정보와 환경이 주어져도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천차만별입니다. 당연히 각자 저마다의 우주를 창조하는 거 아닐까요? 어린아이든, 어른이든 모두 내가 생각하는 게 앞으로의 내 삶을 결정합니다. 원하는 생각을 하셔서 원하는 여러분만의 우주를 창조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