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열다, 서울이수중’ … 스포츠·과학·창의융합 교육 선도 

2025.09.08 10:00:00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이수중학교가 창의적이고 균형 잡힌 교육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창단 43년 만의 전국야구대회 첫 우승과 미국 NASA 스페이스 캠프 참가, 다양한 진로·창의융합 프로그램 운영은 이수중이 ‘스포츠와 학업을 아우르는 미래형 교육’에 앞장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야구대회 첫 우승 … “팀워크가 만든 역사”
이수중학교 야구부가 창단 43년 만에 전국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6월 13일 제72회 전국중학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영남중학교를 상대로 5:1로 뒤지던 경기를 8:6으로 뒤집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는 전국 67개 팀 약 2,300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경주베이스볼파크 등에서 조별 리그와 결선을 치렀다. 이수중 야구부의 우승은 팀워크와 정신력이 만들어낸 값진 승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들은 승리가 확정된 순간 마운드에 모여 교가를 제창했다. 이 그라운드의 주인공이 ‘이수중’이란 사실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야구부의 주장을 맡고 있는 3학년 박민찬 군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 전국 제패한다’고 말하고 다녔다. 친구들은 웃었지만, 끝내 해냈다”며 당시의 감격을 전했다. 그러면서 목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오는 9월 구미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에서 우승해 2관왕에 도전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 군은 “야구를 잘했다는 말보다, 야구를 잘 이해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수중 야구부의 우승에는 강력한 투수진의 힘이 컸다. 투수를 맡고 있는 홍예성 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갈고닦은 커브를 주무기로 전국대회 6경기 모두 등판해 6승을 기록했다. “결승전에서는 ‘아파도 던진다,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뿐 이었다”며 투혼을 전했다. 류현진처럼 훌륭한 선수가 돼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홍 군이 선발로 나가면 마무리는 엄지우 군이 맡았다. 엄 군은 몸쪽 직구가 강점으로 상대를 꼼짝 못 하게 한다.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라며 “원팀 정신으로 끝까지 책임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포수인 고지범 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해 늦은 출발에도 불구, 이번 대회에서 타율 4할과 홈런을 기록한 강타자다. LG트윈스 박동원 선수가 롤모델. 경기력이 떨어지면 훈련으로 극복하는 연습벌레로 하루 6시간 훈련을 거뜬히 소화한다.

 

좌익수로 활약하고 있는 배지환 군은 차분하면서도 의젓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야구는 여자친구 같다. 좋아하지만, 가끔 화도 난다”고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배 군은 팀워크를 이수중 야구부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으며, 좌우명으로 ‘대기만성’을 들었다.

 

“비결은 기본기와 인성” 감독·코치진의 철학
강창수 감독은 우승 비결로 기본기와 인성을 꼽았다. “중학생은 실수할 수 있다. 실수는 혼내지 않지만, 성실하지 않으면 엄격히 지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생활을 잘해야 야구도 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치진도 “화려한 기술보다 기본기, 그리고 학생다운 야구를 가르치려 했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들은 야구부를 믿고 지원해 준 학교 측에 대한 감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들은 “박재선 교장선생님, 전장원 체육부장님,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특히 주장 박민찬 군은 “학교 측의 아낌없는 지원과 세심한 배려가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우주로 향한 도전, NASA 스페이스 캠프
이수중은 올해 과학 분야에서도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 2학년 학생 박건우와 노규민, 김재환, 정태준 군 등 4명은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 열린 NASA 스페이스 캠프에 참가, 글로벌 STEM 교육을 체험했다. 국내에서는 이수중이 유일하게 참가했다. 지난 3월 취임한 박 교장이 우연한 기회에 NASA 캠프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재빨리 신청한 덕에 학생들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참가 학생들은 학교에서 진행된 영어 면접과 과학 지식 평가를 통과해 최종 선발됐다.


박 군은 “예전부터 항공우주에 관심이 많아 나로우주센터 등 관련 기관을 방문했는데, 교장 선생님 덕분에 기회를 얻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외교관이 꿈인 노군은 “글로벌 경험을 쌓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지에서 다양한 우주 체험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은 학생들에게 가장 큰 인상을 남겼다. 박 군은 로켓 내부 엔지니어 역할을 맡아 “로켓 시스템 이상을 수리하는 임무를 수행했다”며 “실제 발사 절차와 비슷해 긴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느꼈다”고 전했다. 노 군은 지상 관제센터에서 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팀원들과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이 값졌다”고 했다.


캠프에는 7개국 학생 400여 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일본 학생들과 ‘369 게임’을 하며 친밀감을 쌓았고, 박 군은 미리 준비해 간 마술을 선보여 인기몰이를 했다. 그는 중력 가속도 체험을 할 때 ‘오징어 게임’ OST 중 ‘둥글게 둥글게’가 흘러나오자, 외국 학생들이 따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노 군은 400명 중에서 개인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박 군이 속한 팀은 최우수 팀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수업 중 다리 만들기 프로젝트에서 완성을 못했지만, 선생님이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해 인상 깊었다”며 “협력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미국의 교육방식이 새로웠다”고  말했다. 


 

 

창의력과 탐구심 키우는 다양한 교내 활동
이 외에 이수중은 과학대회, 발명품 경진대회, 과학토론 페어 등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융합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서울시 과학전람회 본선 장려상, 발명품 경진대회 금상, 과학토론 페어 금상 등 풍부한 성과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 체험, 목공예·캔들 제작, 신문기자 직업 체험 등 진로 탐색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된다.


‘한·중 청소년 스포츠 문화교류’ 행사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축구부 학생들은 중국 청소년들과 농구·축구·계주·줄다리기를 즐기며 우정을 쌓고, 역사 문화 탐방을 통해 글로벌 감각을 키웠다. 이 외에 두드림 방과후학습 지원과 학습 튜터제로 학습부진 예방에 힘쓰며, 학교폭력 예방 토론형 수업, 스승의 날 감사 편지쓰기, 학생회 주관 스포츠 리그, 바자회 개최 등 학생 주도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43년 만의 야구부 전국 우승, NASA 캠프 참가, 창의적 프로그램까지, 이수중은 스포츠와 학업, 인성, 글로벌 감각을 함께 키우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재선 교장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고,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옳다고 믿는 가치를 지키며 정직하고 책임 있는 삶을 살아가는 교육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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