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고] 함께 있어야 권리 찾을 수 있어

2026.10.12 09:10:00

가끔 ‘교원단체가 실제 학교 현장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교원단체에 가입해 있으면서도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던 때가 있었고, 굳이 가입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던 적도 있다.

 

제도 변화 혼자서는 불가능

하지만 돌아보면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여러 제도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학생생활지도 관련 제도다. 교원이 교육활동 과정에서 학생을 지도할 수 있고,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오인되지 않도록 법적 보호 근거가 마련됐다.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됐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생겼다. 학교장이 민원처리를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 역시 법률에 담겼다.

 

이러한 변화를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단체의 성과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현장의 교원들이 어려움을 이야기했고 여러 교원단체가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에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이어졌고 국회와 정부의 입법 과정이 더해졌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문제 제기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현장 사례를 모으고, 정책을 제안하고, 국회와 정부를 찾아가 설명하고, 필요할 때는 거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제도가 바뀌어 왔다.

 

교육활동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때로 교통사고처럼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경력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피해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평소 학생을 성실하게 지도했다고 해서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평범하게 수업하던 어느 날 갑자기 그 상황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럴 때 한 명의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법과 제도를 혼자서 바꾸기는 어렵다. 반대로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교원들의 경험이 모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개인의 경험이 현장 목소리가 되고, 그 목소리가 쌓이면 정책을 제안하고 제도의 변화를 요구할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교원단체 가입을 단순히 ‘회비를 내고 어떤 혜택을 받는가’의 문제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큰 의미는 개인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교육 현장의 문제를 함께 이야기하고, 그것을 사회와 제도에 전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교원단체 통해 한 목소리 내야

처음부터 이런 생각으로 교원단체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했고, 생각이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누리고 있는 교육활동의 권리와 보호장치 가운데 많은 것은 앞선 교원들이 함께 목소리를 냈기에 가능했다.

 

지금 남아 있는 문제도 결국 누군가는 이야기해야 한다. 한 명의 교사가 바꾸기는 어렵지만 여러 명이 함께 이야기하면 사회적 논의가 시작될 수 있고, 그 논의는 다시 제도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것이 지금 교원단체에 가입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박지웅 한국교총 2030위원회 위원장·전북 송광초 교사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 wks123@tobeunicorn.kr, TEL: 1644-1013,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강주호 | 편집인 : 문권국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