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과 소송 부담으로 학교 현장체험학습이 급감하면서 교육활동 회복을 위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된 민원·법적 책임을 기관 차원에서 분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국회입법조사처보' 2026년 가을호에서 김승호 서원고 교사는 '사라지는 체험학습, 조용해지는 학교'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사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1일형 체험학습을 운영하는 서울 초등학교는 2023년 598곳(98.8%)에서 2025년 309곳(51.1%)으로 감소했다. 수학여행을 운영하는 서울 초·중·고교도 2024년 562곳(42%)에서 2025년 231곳(17%)으로 줄었다. 교과 시간 외 스포츠 활동을 금지한 초등학교 비율도 서울 16.7%, 부산 34.7%에 달했다.
김 교사는 이를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피하는 '조용한 사직' 현상과 연결했다. 교육활동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는 악성 민원과 형사고소·고발,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교사 문화를 꼽았다.
특히 민원에 대비해 교육활동을 문서화하고 매뉴얼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벼운 민원이라도 수용하지 않았을 때 민원인의 다음 대응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애초에 교육활동을 최소한만 하여 민원 자체를 원천 차단하려는 선택이 확산되었다"고 지적했다.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부담도 문제로 제시했다. 2023년 9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접수된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1870건 가운데 종결된 사건의 90.4%가 무혐의로 끝났다.
김 교사는 "대부분 무혐의로 귀결됨에도 두려움이 줄지 않는 것은, 결과와 무관하게 수사와 소송 절차를 겪는 것 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강원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망사고 판결도 언급했다. 2심에서 선고유예가 내려졌지만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사고로도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안을 남겼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당시 집단활동 제한과 온라인을 통한 부정적 경험의 확산도 소극적인 교사 문화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대안으로는 교사·학생·학부모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민원과 상담, 학교 참여를 구분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민원 대응 주체를 교사 개인에서 학교와 교육지원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학교와 교육지원청 단위의 민원 창구 일원화와 응대 책임의 기관 귀속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신고나 고소·고발이 발생했을 때도 기관이 대응과 법률 지원을 전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례 상담과 학교 운영 참여 등 공식적인 소통 구조를 활성화하고 갈등 발생 시 신고와 소송에 앞서 학교 안에서 조정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사는 "교육활동의 최소한의 방어선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교사가 다시 무언가를 해볼 수 있게 하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체험학습을 비롯한 교육활동의 복원은 제도의 뒷받침과 공동체의 형성이 함께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