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이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하며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대학보다 일반대학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등 진학 경로가 달라지면서 직업계고 교육을 취업률 중심으로 평가하기보다 다양한 진로 선택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직업계고 졸업자의 고등교육 참여 특징과 주요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교육통계와 대학알리미 자료, 한국교육고용패널Ⅱ 등을 활용해 진학 현황과 졸업 이후 5년간의 진로 경로를 분석한 결과다.
직업계고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은 2011년 60.7%에서 2017년 30.9%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다시 상승해 2025년 48.7%를 기록했다. 2017년보다 17.8%p 높아진 수치다. 학교 유형별로는 특성화고가 52.7%로 절반을 넘어선 반면 마이스터고는 12.0%에 그쳤다.
주목할 변화는 진학 대학의 유형이다. 전문대학 진학률은 2011년 42.4%에서 2025년 25.8%로 낮아졌지만 일반대학 진학률은 같은 기간 17.5%에서 22.8%로 높아졌다. 특히 비수도권에서는 2024년부터 일반대학 진학률이 전문대학을 추월해 2025년에는 각각 24.4%, 23.3%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비수도권 학령인구 감소로 일반대학 진학 문턱이 낮아진 점을 주요 배경으로 분석했다.
졸업 이후 진로도 단순히 취업과 진학으로 나뉘지 않았다. 2018년 직업계고 졸업자 1930명의 5년간 경로를 분석한 결과 ‘선취업-후진학형’이 32.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진학형’ 30.3%, ‘전공 불일치 진학형’ 16.7%, ‘전공 일치 진학형’ 15.8%, ‘전문대학 연계 진학형’ 5.1% 순이었다.
특히 고교 전공과 다른 분야로 진학하는 비율이 전공을 유지하는 경우와 비슷하게 나타나 직업계고 단계부터 진로 탐색과 전공 선택을 폭넓게 지원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연구진은 특성화고에서는 일반적인 진학 경로가, 마이스터고에서는 선취업 후진학 경로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선취업 후진학 제도는 수도권 대학 진학의 주요 경로로 확인됐다. 2025년 수도권 일반대학에 입학한 직업계고 출신 7874명 가운데 재직자 특별전형 입학자는 3578명으로 45.4%에 달했다. 반면 비수도권 일반대학은 4.7%에 그쳐 약 10배 차이를 보였다.
김남희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은 “직업계고 졸업자 둘 중 한 명이 대학에 진학하고 그 경로도 전공 일치·불일치 진학, 선취업 후진학 등으로 다변화된 만큼, 졸업 시점의 취업이냐 진학이냐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직업계고가 직업교육의 본질적 성격을 살린 교육을 하고 있는가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진학 경로가 다양해진 만큼 직업계고의 전공 탐색과 진로 상담을 강화하고, 대학 진학 이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초학습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면담에 참여한 졸업자들은 대학 진학 후 수학·과학 등 기초학문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진학 제도 역시 기업과 대학의 협약을 통해 직무역량을 개발하는 ‘기업연계형’과 재직자가 대학·전공을 직접 선택하는 ‘개인선택형’으로 정비할 것을 제안했다. 대학 입학전형에서는 포트폴리오나 면접 등을 통해 직업계고 졸업자의 실무 경험을 평가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전공 일치 진학형과 전공 불일치 진학형이 비슷한 규모로 공존하는 만큼, 직업계고 단계에서 전공 탐색과 진로 상담을 강화하는 전략적 진로 설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