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는 외국 대학서 공부하도록 지원”

2009.06.09 15:17:51

<敎大총장에게 듣는다>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

“고급화된 학부모 수요 부응하려면
교육대학 교육과정 전면 개편해야”



“학부모들의 고급화된 수요와 미래 사회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교대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이르면 올 가을부터 광주교대생들이 한 학기 정도는 해외 다른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몇 년간 총장 직선제 문제로 후유증을 겪어 오던 광주교대에 지난 해 박남기(49) 총장이 취임하고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박 총장은 취임 당시 밝힌 대로 광주교대의 외연을 넓히고 국제 교류 강화,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너무 싼 등록금이 교대교육의 질을 저하시켰다’는 생각으로 ‘인상되는 등록금 이상의 발전 기금을 유치해 모두 학생들에게 되돌려 주겠다’며 학생들을 설득했고, 발전기금 담당관제를 신설해 재원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근 박 총장을 만났다.

-광주교대가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교대는 최근 외국 12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었고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학생들이 한 학기 정도는 해외 다른 대학서 공부하고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서 한국 교원교육을 받도록 추진하겠다. 올 여름에는 캐나다 요크교육청 및 미극 피츠버그시와 연수프로그램 협약을 맺어 학생 50명을 파견할 계획이다. 피츠버그시와는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미래 교사에 적합한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내년 1,2월에는 학생들 해외 실습도 실시할 것이다.”

-해외 연수 추진에 어려움은 없나.
“학생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학이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 신종 플로 때문에 약간 어려움이 있지만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추진할 계획이다.”

-교대에 다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데.
“다문화교육연구센터를 신설해 다문화가정 학생을 포함한 미래 국제 지도자양성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을 추진하려면 재정이 관건이고 올해 등록금을 인상했는데.
“교대는 졸업생이 대부분 교사여서 발전기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대학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발전기금 확보가 가장 큰 이슈여서 그동안 시도한 적이 없는 발전기금 담당관을 채용하고 동문과의 관계 강화, 대학발전후원회를 적극 가동하고 있다. 그 결과 지역 기업체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호응해 짧은 기간에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등록금을 올렸지만 인근 전남대와 비교해도 150만원 가까이 낮은 편이다. 그동안 너무 낮은 등록금 때문에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대화를 통해 학생들이 추가로 내는 등록금 이상의 기금을 확보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활용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교대총장협의회서 교대 전문대학원 체제를 주창하고 있지만 고비용, 학력인플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법관, 의사, 약사, 수의사 등 모든 전문직종의 교육기간이 6년으로 늘고 있다. 타 분야와 달리 학력 인플레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좌우할 초등교사는 가능하면 교육기간을 연장해야만 학부모들의 고급화된 교육 수요에 부응할 수 있고,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미래형 교육과정 시안이 나왔다. 보완할 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방향을 잘 잡은 것으로 보인다. 10년 기간의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은 처음 시작부터 많은 지적을 받았다. 학제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9년으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리고 교과목 통합은 일부 바람직해 보이지만 구체적인 절차상 보완할 점이 많다. 우선 충분한 논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교육과정은 그 파장이 더욱 크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안을 구체화시켜가야 한다. 지금 너무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용 시점 또한 더 늦추어야 한다.”

-우리 초등교육에서 가장 중시돼야 할 점은 무엇인가.
“우리 아이들에게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살아갈 줄 아는 능력, 주위에 감사할 줄 알고 고통을 인내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우리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개인의 이러한 능력에 의해 결정되고 개인들이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때 사회 전체의 행복 수준도 올라간다. 물론 이를 핑계로 지적 역량을 길러주는 것을 소홀히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지적 역량을 길러줄 때 이러한 능력을 함께 고려하면서 길러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 학교와 부모가 힘을 모아 초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학생들의 특기와 적성을 찾아주는 데 더 노력 했으면 한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계발하는 데 더 매진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 외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존 해티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교수가 전 세계 학생 8300만 명을 대상으로 15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결국 학생들의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학생과 교사 사이에 이루어지는 상호작용’ 즉, 교사의 질이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와 학자들이 인정하듯이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교원양성정책과 교원정책을 상당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남의 입에 물린 고기 덩어리가 부러워서 짖다가 자기 입에 든 고기를 놓치는 통나무 다리 위의 개처럼, 교사 확보 및 질에서 문제가 있는 다른 나라의 정책을 흉내 내려 하고 있어서 걱정이다. 우리나라 교원교육과 교원정책에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적으로 강점이 더 많다. 그 강점을 잘 파악하여 지켜가면서 문제를 줄여가는 것이 바람직한 길임을 국가가 명심하기를 기대한다.”
정종찬 chan@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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