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간호과를 두고 있는 특성화고 교장들이 전문대학내 간호조무사과 설치 반대에 나섰다.
보건간호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국 특성화고 교장단과 담당부장 및 교사 60여 명은 지난 17일 서울 화곡보건경영고(교장 이원균)에서 ‘전문대학내 간호조무사과 설치 및 운영에 대한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규제개혁위원회에 청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김흥률 특성화고 교장단 협의회장(강원생활과학고 교장)은 23일 “보건복지부가 지난 1월20일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자격기준을 명확히 하고자 입법예고 한 ‘간호조무사 및 의료유사업자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이 현재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에서 7개월 넘게 발이 묶여있다”면서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 될 수 있도록 규개위원장과 각 분과별 위원장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학생 9000여 명과 교원, 학부모 등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를 10월 중 제출하겠다는 것.
김 회장은 “개정안이 간호조무사 양성기관을 특성화고, 평생교육시설, 국공립간호조무사양성소, 간호조무사양성학원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작년 평택 국제대가 법적 근거 없이 간호조무사과를 설치‧학생을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대학 내 간호조무학과 신설을 포함하는 내용의 법안까지 최근 발의돼 다른 전문대에서도 학과 개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선취업 후진학이 중요한 국가교육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 않냐”며 “우리 학교 경우도 5년 전 학과 개설 이래 훌륭한 간호조무사를 배출해 왔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보건간호과는 7년 전 학과신설 후 이론(740시간 이상)과 현장실습(780시간) 등의 교육과정을 통해 간호조무사를 길러내고 있다.
한편 규개위는 “해외 간호제도 및 교육과정 등을 바탕으로 한 간호인력 개편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며 개정안에 대한 심의를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대한간호협회 등이 참여하는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 간호조무사 양성문제를 포함한 간호인력 개편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국제대 학생들의 피해가 없도록 유예기간을 두는 방향으로 규칙안이 규개위를 통과해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전문계고 취업확산 정책을 펴온 교과부 역시 특성화고의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한미란 전국보건교사회장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면서 “조무사는 고교 교육과정만으로도 충분히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명숙 대한간호협회장도 “대학에 양성학과 설치는 돈벌이 수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학력인플레 조장으로 학생, 학부모 부담만 가중시키고 보건의료인력 양성체계 근간만 흔들 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