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대 교수들이 내년에 전면 시행되는 ‘성과급적 연봉제’를 폐지하지 않을 경우, 성과급 거부 및 동맹휴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는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상호약탈식 성과급적 연봉제를 즉각 폐기하고 ‘누적없는 성과급+호봉제’로 개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12월10일까지 성과급 산정을 위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성과급 수령 거부와 동맹휴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과급적 연봉제’는 2011년 11월, 교육부의 건의로 안전행정부가 개정한 공무원보수규정에 근거해 현재 국립대학 조교수‧부교수에게 적용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들에게도 확대 시행된다.
성과와 실적에 따른 상대평가 방식으로 4개 등급(S, A, B, C등급)으로 나뉘며 사실상 전체 교수의 50%(B·C 등급)가 기존 호봉에 비해 급여가 깎이고 이 돈으로 상위 50%(S, A등급)의 급여를 올려주는 제로섬, 상호약탈적 보수제도다. 특히 성과급의 일부가 다음 연도 기본급에 반영돼 보수격차를 누적시키는 구조기도 하다.
이에 대해 국교련은 “20년 전부터 국립대 교수들은 성과급 제도(성과연구보조비)를 실시해 이미 매년 실적에 따라 1000만원 가량의 연봉 차이가 난다”며 “이런 ‘성과급 연봉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 절반의 급여를 삭감해 나머지 교수들의 급여를 올리고 기본급에까지 누적시키는 ‘성과급적 연봉제’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런 성과급적 연봉제는 공무원 12개 직종 중 일반직 4급 이상 공무원과 국립대 교수에게만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고, 세계 각국 대학이나 민간 기업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불공정 보수체계”라고 비판했다.
학문과 전공 특성이 반영되지 않고 사실상 논문 실적이 평가를 좌우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논문쪼개기, 중장기 연구보다 단기 연구 편중, 우수 교수 이탈 및 채용 회피 등 국립대 황폐화가 우려된다.
이날 열린 교육부 확인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폐지‧개선요구가 이어졌다.
강은희(비례) 새누리당 의원은 “초기 S등급을 받은 교수와 나중에 S등급을 받은 교수 간의 보수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모순이 있다”며 “또한 교육보다는 연구실적에 치중해 깊이 있는 연구가 어려워지고 논문쪼개기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근본적 개선을 당부했다.
유은혜(경기 고양일산동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안행부도 대안 모색과 관련해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하는 만큼 현행 성과급적 연봉제 자체를 폐지하고 장관이 적극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윤관석(인천 남동구을) 의원도 “대표적 실패정책인 성과급적 연봉제를 폐지하고 누적 없는 성과연봉제 등 현실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지 않느냐”며 교육부의 신속한 대안 제출을 당부했다. 이에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안행부와 협의해 개선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선 22일 교총‧국교련 등은 설훈(경기 부천원미구을) 국회 교문위원장을 만나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전달하며 교문위의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안양옥 교총회장은 “현행 성과급적 연봉제는 국립대 교수가 아무리 우수한 업적을 내도 상대평가에 따라 상당 수가 호봉제보다 못한 급여를 받게 만드는 제도”라며 근본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교총은 협의체 구성과 합리적 성과평가제 마련을 촉구하며 그간 국교련 등과 연계해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 공동 기자회견, 집회, 국회 및 정부 방문활동 등을 전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