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는 빈부격차가 학교의 학생 수용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층이 밀집된 지역의 학교에는 학업 중단 학생이 늘며 학생 정원을 채우기도 어려운 반면, 부유층이 많은 지역의 유명 학교에는 학생들이 몰려 골머리를 썩고 있다.
오클랜드 남부 외곽인 파파쿠라 지역의 저소득층이 밀집된 한 고등학교는 최근 재학생이 급격히 줄게 됐다. 2011년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해 오클랜드 지역으로 대규모 이주가 진행되면서 주택값이 상승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늘어서다. 이로 인해 이 학교의 많은 선생님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근을 가게 됐고 교육 여건이 악화됐다. 이것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하락, 교장 사퇴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결국 학교는 문제 학교로 인식되며 학생 정원을 채우기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뉴질랜드에서는 빈곤층 아동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학교를 다니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뉴질랜드 해럴드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84년 15%에 그쳤던 아동 빈곤층 비율이 이제는 30%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학교에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학생이 늘어 557개교 중 77개교에서는 무료 과일 배식을 실시하고 있을 정도다. 영양 공급이 불충분해 생기는 지능이나 신체적 성장 과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취지로 3년 전부터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식사에만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보통 학년 말에 다음 해에 사용하게 될 학용품 리스트를 가정에 보낸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보통 40~70달러, 고등학교의 경우는 과목당 70~100달러 정도의 가격을 지출하게 된다. 비록 소액이기는 하지만 빈곤층 가정에서는 이조차 감당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는 것. 더욱이 최근에는 학교에서 개인용 태블릿PC를 활용한 교육을 확대하면서 개인적으로 준비해오기를 요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오클랜드 시티 북쪽 앱섬 지역에 있는 마운트 알버트 그래머 스쿨은 넘쳐 나는 학생들을 다른 학교로 보내기도 하고, 수용 인원을 늘리기 위한 건물 신축을 위해 지역 사회 기부를 요청하고 있을 정도다. 학군이 좋다고 알려진 지역인데다 많은 인재를 배출한 명문 공립고등학교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어린 학생들이 있는 가정조차도 미리 학교 주변으로 이사를 와서 이 학교 진학을 기다리고 있다. 보통 수용 정원보다 많은 학생들이 지원할 경우 근거리 순위나 형제가 이미 다니고 있는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뽑고 있기 때문이다. 명문고 주변에는 이같은 학부모들이 몰려 해당 지역의 집값이 두세 배씩 오르고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빈곤층 학생들에게 교육이 가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다양한 구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