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결과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출범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5년 임기 중 3년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역대 최악의 무능국회라는 오명을 받은 19대 국회의 책임을 다수당인 집권여당에 물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 분야를 생각하면 이런 정치 지형 변화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이념과 지지 기반을 달리해온 정치권력의 변동은 곧 전방위적 교육개혁과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야권은 내년 대선을 겨냥해 정치적 지지기반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의 교육철학과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 교육이념으로 볼 때 수월성보다는 평등성을, 전문성보다는 민주성을 강조하면서, 정체성 측면에서는 진보 성향, 친 노조적 입장을 고려한 교육정책이 노골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국회는 정치·이념 대결에 몰두했던 구태를 벗고 대화와 타협, 상생과 협치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여야는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간 첨예한 대립과 갈등으로 번져 학교현장은 또다시 정치적 이익 격전장으로 전락하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전가될 것이다.
학교 현장이 국회에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교육 분야만큼은 정파적 판단보다는 교육전문가인 교원단체와 현장교원들의 참여를 전제로 하는 교육정책을 입안해달라는 것이다. 정치적 치적을 위한 성급한 개혁보다는 학교현장의 여건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뒷받침하는 지원입법에 나서달라는 것이다.
내년에 대선, 내후년에 교육감 선거가 있는 만큼 교육지형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20대 국회가 민의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교육을 회생시킬 마지막 국회라는 각오로 소임을 다해야 할 이유다. 교원이 열정을 되살리고 학교가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 대안과 해법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더 이상 교육이 정치와 선거의 제물이 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