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산물 자두로 와인 등 생산…‘지역경제 활성화’

2016.06.30 13:27:14

김천대 생명과학연구소

전처리‧생산‧판매 전 과정 참여…학생들 “최고의 실습장”
변비개선, 항암효과 있어 우수한 품질 자랑…연매출 2억
농민과 학교 현장이 함께 호흡…수익금 장학금으로 환원





한 입 베어 물면 새콤하고 달달한 과즙이 입 안 가득 퍼지는 자두의 계절이 다가왔다. 그중에서도 경북 김천은 전국 자두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다. 껍질이 연하고 과육이 부드러운데다 과즙이 풍부하고 달콤한 것이 특징. 특히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개선은 물론 항산화, 항균, 항암 효과가 있어 각광받는 건강 식재료다. 본격적으로 자두가 출하되는 7월이면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를 맞는 곳이 있다. 자두로 와인과 젤리, 비누, 샴푸 등을 제조하는 김천대 학교기업사업단 ‘생명과학연구소’다.

이강혁 김천대 생명과학연구소 과장은 “7월에 집중적으로 자두를 구입, 착즙한 후 냉동 보관하고 1년 동안 원료로 사용한다”며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기계 및 설비들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유명한 제품은 김천자두로 만든 발효와인이다. 3개월 이상 저온에서 숙성시켜 자두 특유의 향과 색이 잘 살아 있는 건강주로 국세청이 실시하는 품질인증 심사에서 ‘좋은 국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설이 한정돼 있어 연간 6000병 정도만 생산하고 있음에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해 2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자두젤리도 인기다. 자두 향만 넣는 시중의 제품과 달리 실제 자두농축액을 넣어 고유의 맛과 향기가 살아있다. 연구소는 이밖에도 자두가 함유된 샴푸, 바디클렌저, 비누 등도 생산하고 있다.

작업에는 주로 식품영양학과 학생들이 참여하는데 학기 중에는 근로 장학생으로 활동하고 식품영양학과 교육과정에도 실습이 포함됐다. 실습생들은 전처리과정부터 냉동, 발효, 증류, 농축, 판매까지 단계별 전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연 3000만 원 가량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대부분 식품회사로 취직하는 식품영양학과 학생들에게 연구소 실습은 더 없이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 김지윤(2학년) 씨는 “자두를 하나하나 세척하고 씨를 직접 제거하는 등 손이 많이 가고 몸을 쓰는 일도 많지만 이 경험이 취업 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현경(2학년) 씨도 “취업 후 생산이나 마케팅 등 어떤 현장을 가더라도 이미 한 번씩 경험해본 일이기에 친숙하게 받아들일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1998년 설립된 연구소는 지역농민과 학교 현장이 결합된 모범사례다. 윤옥현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자두는 금방 무르고 저장성이 약해 보름 이상 보관하기 힘든데, 자두철이 되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제 때 못 팔면 폐기하거나 제 값을 받기 어려워진다”며 “가공해서 오래 저장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달라는 지역 농민들의 부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로 와인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연구진은 전국 대학 최초로 자두와인을 개발하고 균주 배양법과 제조방법으로 2개의 특허도 냈다. 지역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불러왔다는 평이다.

올해는 자두크리스피 과자를 출시했다. 자두즙을 동결 건조해 분말화 한 것으로 새콤한 자두 맛이 그대로 담긴데다 현미, 옥수수, 메밀, 완두 등 21가지 국내산 곡물이 함유된 건강 간식이다. 윤 교수는 “올해는 자두크리스피 판매에 집중하면서 학교기업을 더욱 성장시킬 계획”이라며 “학생들의 취업‧창업 마인드 고취는 물론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품들은 김천 관내 특산물 판매장 ‘포도마을’과 모다아울렛, 추풍령휴게소, 김천대 생명과학연구소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전화 주문(054-420-4155)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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