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학습공동체 활성화 지원해야”

2016.08.31 18:09:13

‘교육과정 안착, 교사들은 이것을 원한다’ 현장포럼



미래 사회에 필요한 창의융합형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사고, 심미적감성, 의사소통, 공동체 역량을 학교 全교육과정을 통해 길러야 할 ‘핵심역량’으로 제시하고 있다. 많이 알게 하는 것보다 활동, 참여 중심 수업을 통해 지식을 재창조하고 더불어 사는 능력을 키워주는 데 지향점이 있다. 기존의 수업, 평가방식을 ‘혁신’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교사들이 혁신의 주체가 돼 교육과정을 안착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새교육개혁포럼과 한국교육정책연구소가 31일 주최한 제2차 교육과정포럼에서 토론에 나선 교원들은 “일회성 연수만 하고 교사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교사 학습공동체를 꾸준히 지원하고 교사 양성‧선발‧임용, 근무환경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안착, 교사는 이것을 필요로 한다’를 주제로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는 150여명의 교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토론자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과 통합사회·통합과학·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교사 역량 강화방안을 제시하며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일회성 연수 한계…교사 자체 연구‧연수 지원 필요
지식 중심 교사 선발, 짧은 신규교사 연수도 개선

1부 : 핵심역량 함양 교육을 위한 교사 전문성 강화방안

토론자들은 기존 연수방식의 근본적 개선을 요구했다.

이옥영 충북 속리산중 수석교사는 “교과 특성을 감안해 핵심역량 요소를 수업 과정안에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학생들의 활동에서 핵심역량이 어떻게 실현되며 진행돼 가는지를 관찰,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교사에게 있어야 개정교육과정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교사교육과 연수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존의 일회성, 세미나식 연수는 지양할 것을 주문했다. 이 수석교사는 “교육청 단위 연수라도 강의 후 교원의 의견을 듣고 토론을 거쳐 수정보완하는 현장 적용 연수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위학교 교사들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분석하고 연수계획을 세워 진행하는 학교 맞춤형 연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태일 서울도봉초 교감은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교사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이라고 꼽았다. 단위학교 교사들끼리 교육과정에 대해 공유·토론해 학교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실행한 후, 평가·보완하면서 안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민 교감은 “교과, 동학년 단위 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되도록 교육부나 교육청 차원의 지속적인 예산 지원과 연구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상훈 서울대치초 교사도 “핵심역량 함양 교육을 위한 연수는 교사들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에 머물 것이 아니라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교사 전문적 학습공동체”라고 제시했다.

현행 교사 선발·임용방식을 역량중심 교육에 맞춰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광복 충북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관은 “현재는 교사 선발에 소요되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고 단기간에 선발하다보니 교과지식을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다. 수업실연을 20분으로 늘리고 면접문항을 다양화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며 “좀 더 심사숙고해 뽑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신규교사 연수가 너무 짧아 미흡하다”며 “싱가포르처럼 예비교사로 채용한 뒤 연수를 하고 학교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조교사 지원, 수업 경감 등 여건 조성 따라야
임용시험에 활동중심 교수학습방법 등 포함하자

2부 : 통합사회·과학,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교사 역량 강화방안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통합사회, 통합과학, 소프트웨어 교육을 새로 도입한다. 2018년 적용까지 시간도 부족하다. 그만큼 토론자들은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연 경기 고잔고 교사는 무엇보다 통합사회 연수자 확보를 강조했다. 김 교사는 “통합사회 수업에 대한 부담 때문에 연수를 사회 관련 교과 교사들의 자유선택에 맡기면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는 공통사회 자격증 소지자, 지리 자격자 중 공통사회 복수자격 소지자, 다경력자 등의 순으로 선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통합과학 역량 강화방안을 토론한 배태식 경북 오상고 수석교사는 “사범대 교육과정에서 학생 활동중심 교수학습방법을 이수하게 하고 임용시험에도 학생활동중심 교수학습방법과 과학실험실습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교사의 과중한 업무 해소도 촉구했다. 오 수석교사는 “과학교사의 업무를 나열하면 기본수업, 분장 업무, 각종대회, 동아리활동, 실험실습준비, 학생스펙 및 스토리 제작, 소논문, 과제연구, 진학지도 등이 있다. 또 1시간 실험을 위해 3~4시간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올바른 과학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개정 교육과정 전면 시행을 위해 실험보조교사, 과학실현대화, 과학시수 경감 등을 제시했다.

박명옥 경기 영통중 수석교사는 소프트웨어 교육과 관련해 정보교과의 특성에 맞는 연수 실시를 당부했다.

박 수석교사는 “해당 교사의 경우 보통 3~4개 학교를 순회하면서 근무하게 될 것”이라며 “학교 내 동교과 교사로 구성된 학습공동체 구성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지역별 교사 학습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성철 기자 chosc@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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