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정치 지망생들이 가장 선망하고 꿈에 그리는 국회의원!시민단체 유명인사, 노조 지도자, 고위직 관료, 성공한 기업인, 유명한 법조인, 정권의 핵심 멤버였던 사람, 반짝이는 스타 장성이었던 사람 등 거물급 인사들이 도전하여 선출되는 금배지 국회의원!그러다가 정권의 정점에 오를 수도 있는 국회의원!
반짝이는 금배지는 하늘의 별을 딴 것만큼이나 영광스러운 것이다. 그래서인지 행정부의 고위 관료 및 국무위원들에게 정책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릴 때 피의자(?)를 대하듯 하는 ‘청문회’나 ‘국정감사’의 현장을 TV 중계에서 보면서 그들의 권한이 참으로 크다는 것을 실감했었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에서 초등학교 어린이회의보다 못한 그들만의 거룩한(?) 회의 진행 모습을 보면서 그들은 기껏 당리당략에 의한 숫자에 불과하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의사봉을 빼앗기고 주먹으로 책상을 치면서 안건을 날치기 할 때도 있었다. 자기 의사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폭력적 수단을 통해 격리시키면서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는 모습도 보았었다. 민주주의의 꽃인 토론과 타협 그리고 합의에 의한 정치 모습을 별로 볼 수 없었다. 지금도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은데…….
교사들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학생들의 교수-학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쉬는 시간에는 다음 시간의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그 귀중한 수업시간에 다른 업무로 자리를 비우면 수십 명의 학생들은 그야말로 자유의 세상을 만끽한다. 어디 아동들이 어른처럼 잘 알아서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겠는가! 어쩌면 피교육자의 입장에 있는 어른들이 더 난장판일지도 모르는데……. 다른 직업의 업무는 그 시간에 못하면 이후에 처리할 수도 있지만 학생 교육은 그 시간을 놓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학습 결손으로 남게 된다. 수업시간의 결손은 학생들의 학습권의 침해요 교사들의 수업권의 침해다.
요즘 왜 이렇게 단위학교까지 국회의원 요구 자료 보고가 많은지 모르겠다. 자료 제출 시기도 당일 아니면 명일 오후 2시 등 촉박한 제출 시각까지 명시하고 있다. 긴급을 요하며 보고 시각까지 제시되어 있어 불가피하게 수업 중에 보고 자료를 만들 수밖에 없다.
적어도 나라의 중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입법을 하고, 행정부를 견제하고, 시시비비를 잘 가려내야 한다지만 전국의 모든 학교의 자료를 모아야만 될까? 그 많은 교사가 동시에 자료를 작성하기 위해 그 많은 학생들이 수업결손의 피해를 당해야만 될까? 그런 현상은 교육관계 국회의원들만의 태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타 부처 및 일반 행정기관도 비슷하리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들은 나무만 보려하지 말고 숲을 보았으면 좋겠다. 전국 단위학교의 실태 하나하나를 종합하여 판단하기보다는 큰 틀의 시도교육청에서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여 확인하기 바란다.
단위학교 교사들이 학생교육에 정진할 수 있도록 잡무처리의 부담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오직 학생들에게 좋은 수업을 전개하고, 바람직한 인성교육을 할 수 있게 하고, 각종 안전사고의 노출을 예방하여 교육력을 높이게 하기 위해서 국회의원 및 교육위원들의 자료 요구는 지엽적인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