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많은 배 - 제주교대

2005.09.28 10:00:00


오른쪽의 단 몇 장의 사진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이 제주교대는 심각한 혼란에 빠져 있다.

학생은 물론, 교수, 교직원을 포함해서 학교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들이 학교의 존폐 문제 앞에서 10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후기 총장 임용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 밖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지난 1년 3개월 동안의 교수진들의 힘겨루기는 이제 입에 담기에도 민망할 정도이다. 무려 1년이 넘도록 학교의 존폐가 달린 시급한 문제는 제쳐두고 ‘파벌’싸움(?)을 지속해 오던 그들을 보면서 학생들은 그들에게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배운다기보다는 인간적인 모멸을 느꼈다.

참된 스승을 육성해야 하는 교육대학교에서 참된 스승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학생들의 존경만으로는 부족했던 그들의 끝없는 욕심은 지금도 사그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언제 제주대사대와 통폐합될지 모르는 시급한 학교의 위기상황을 교수진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순 없다. 그러나 딱 1년 전 학생들이 최후의 수단인 수업거부까지 해 가며 강력하게 저지했던 사대와의 통폐합을 이렇게 억울하게, 허망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원통하기만 하다.

제주도 특별자치도와 맞물려 있는 교육개방 문제도 교육대학생들에게는 큰 고민거리로 다가온다. 회의장 앞에서 진행되는 농성에 참가하기도 하고, 1인 시위나 사이버 시위도 시도하고 있으나 학생들의 힘만으로는 여전히 미비하다.

단지 돈으로만 결정되고, 저지당하는 교육의 현실 앞에 학교를 걱정하고, 진심으로 위하고 지키는 이들은 힘없는 학생들만 인 것 같아 제주교육대학교 학생의 일원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사공이 많은 배는 산으로 간다 했던가. 사공이 너무 많아 산으로 온 제주교대는 무책임한 사공들이 모두 떠나고 어떻게 해야 다시 강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혼자 고민만 하고 있다.
채지혜 사라교지편집위원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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