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과학시대, 생명윤리교육이 절실하다

2005.12.01 17:31:00


지난 해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가 올해의 10대 과학뉴스에 황우석 교수의 배아복제 성공을 첫 번째 뉴스로 선정한 것에 이어 얼마 전 11월 13일에는 타임(Time)誌가 최근 불거진 연구용 난자 제공의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가장 놀라운 발명품으로 황 교수팀의 복제 개 ‘스너피(Snuppy)'를 선정함으로써 유사 이래 한국 과학계 최고의 경사가 계속되고 있다.

요즘 학교에서 ‘유전과 진화’에 관한 수업을 하면서 과연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부동의 진리를 인용하여 유전법칙을 가르치는 것이 더 이상 의미 있는가라는 딜레마와 함께 이 시대에 학교에서의 생명윤리교육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멘델은 유전을 연구하면서 완두의 순종을 얻기 위해 오랜 세월을 투자하고 평생을 유전의 비밀 연구에 바침으로써 ‘우열의 법칙’ 등 불멸의 유전법칙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우수한 형질을 가진 가축이나 곡식, 과일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대에 걸쳐서 우수한 종자끼리의 교배를 반복하기도 하고 인위적으로 돌변변이를 일으켜 그 성질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황 교수 등의 복제 기술을 이용하면 이 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해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뻐꾸기는 스스로 둥지를 틀지 않고 종달새, 때까치, 멧새 등 다른 새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고, 종달새는 그 사실을 모른 채 자신의 알과 함께 뻐꾸기의 알을 품는다. 그런데 약 10일 후에 뻐꾸기는 종달새의 알보다 먼저 깨어나 종달새의 알과 혹 먼저 태어난 종달새 새끼들을 모두 둥지 밖으로 밀쳐낸 뒤 독립할 때까지 종달새의 어미로부터 먹이를 받아먹으며 자라면 홀연히 둥지를 떠난다.

요즘 연구가 진행되는 복제기술은 난자 안에 있는 유전물질인 핵을 바꾸어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시킴으로써 체세포 제공 동물과 똑 같은 개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마치 뻐꾸기가 종달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두듯 난자라는 둥지 안에 체세포의 핵을 떨어뜨려 놓고 자라게 하는 것이다. 종달새가 자신의 둥지에서 뻐꾸기 새끼를 아무리 정성껏 키웠어도 뻐꾸기의 어미는 될 수 없다. 그러나 대리모의 몸을 빌려 자란 복제 동물의 어미는 과연 누구인가 라는 문제가 대두된다.

많은 과학자들은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좋은 자원으로서 인류의 건강 증진과 의학 발전을 위해 배아를 하나의 세포에 불과하다고 보고 이의 복제 기술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일부 과학자들과 시민 단체, 종교계에서는 배아도 잠재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실험에 사용한다는 것은 엄연한 인간성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든 첨단과학기술의 발달로 이제 인간은 신의 절대적 영역이었던 생명을 조작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기술을 갖게 되었으며 그것이 미칠 사회적 윤리적 중요성을 생각할 때 학교의 교육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생명윤리교육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이다.

따라서 교육부의 생명윤리교육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이를 위한 전담 교사의 양성과 행․재정적 지원 역시 뒤따라야 함과 아울러 TV, 신문 등 대중매체는 보다 사명감을 가지고 생명윤리의식의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김은식 충북영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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