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은 진정한 교육자의 대표기관인가?

2006.01.12 10:42:00

교총 회장의 기자 회견문을 보면서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 교총 회원 중에 사립학교의 교원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일단 교총 회원의 수에 있어서 사립학교의 재단진영이나 재단쪽의 회원보다는 재단의 횡포에 시달려온 교원회원의 솟자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많은 회원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는가?

지금 무어라고 하더라도 건전 사학보다는 비리에 연루된 사학이 더 많고, 그 비리에 피해를 입은 회원의 수가 더 많은데 교총은 지금 어느 쪽의 편을 들고나서는 것인가? 이런 다툼을 보면 마치 임진왜란 직전에 일본에 사신으로 갔던 황윤길과 김성일의 대일본관을 보는 것만 같아서 씁쓸하다.

사실 사학을 세워서 건학 이념을 살려 정말 인재를 양성하는 민족사관고 같은 학교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 곳에서 배우는 학생들을 위해서 국가에서 더 많은 지원이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국가의 지원으로 움직이면서 개인재산<사유재산>으로만 생각을 하고 있는 일부 사학의 태도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교총은 모르고 있단 말인가? 아니면 전교조에서 저쪽이니까 우리는 이쪽이라는 진짜 편가르기를 하자는 것인가?

[윤종건 한국교총 회장은 "열린우리당 주도로 사립학교법이 개정된 후 교육적 혼란과 갈등이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개정 사립학교법 시행을 1년간 유예하고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

사학법이 그렇게 못 마땅하다고만 생각하는 것이 진정 교총의 생각인가? 그렇다면 사학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불만의 소리는 들어보았는가? 아니 사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서 학생들의 복지, 편의 시설, 학습환경이 얼마나 충실한 것인지 조사라도 해 보았는가?

진정한 교원단체총연합회가 되려면 총연합회다운 판단과 소신을 가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그리하여 진정 회원들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권익을 위한 발상으로 회원들에게 다가서야 한다고 본다.

[이어 윤 회장은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개방형이사제 도입과 임원의 겸직금지 등 위헌 소지가 있는 조항이 11개,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조항이 8개나 있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

개방형이사제가 위헌이라고? 그건 정말 사학의 충실한 나팔수 노릇을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자기 가족들끼리 이사, 이사장, 교장, 학장 다 해먹는 것이 사학의 바른 길이라는 말인가? 그것이 교총의 진정한 교육단체로서의 입장이란 말인가? 진정으로 총연합회가 되려면 회원들의 편이 되어야 한다. 진짜 편가르기를 하지는 말아야 한다. 왜 순수한 교원들의 단체에서 사학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나팔을 불어야 하는지 명확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또 "사학비리는 근절돼야 하지만 정부가 종교재단 사학은 제외하고 일반 사학에만 집중 감사를 시행하겠다는 것은 공권력을 남용하는 한심한 발상"이라며 "정부는 사학에 대한 편가르기식 집중 감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

감사가 일부 사학에만 치중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에 모든 사학이 진정으로 비리의 온상이라는 국민의 시선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전체 사학은 명명백백하게 그리고 떳떳하게 감사를 받고, 그리하여 "우리는 비리 사학이 아니다"고 하늘을 향해 떳떳하게 외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에서 사학의 편만을 들고나선 교총의 자세는 별로 모양새가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현재 사태를 초래한 일차적 책임이 있는 여야 정치권이 충정어린 제안을 묵살한다면 한국교총은 각종 선거에 적극 개입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

교총이 선거에 개입하다니? 그러면서 어떻게 다른 단체의 집단 행동을 비판하려는가? 법적인 테두리를 벗어나서 법적인 것을 쟁취하겠다는 발상은 폭력으로 세상을 바꾸어 보겠다는 독재자적인 생각이며 결단이다. 우리 교총의 30여만 회원들이 그렇게 폭력집단처럼 행동을 하자는 것인가? 어떻게 초법적인 행동으로 법적인 일을 처리하려는 것인가? 혹시 전 교총의 서명 운동<물론 그것이 전체 회원의 환영을 받을지는 의심스럽지만>이라는 방법이라면 혹시 모르지만, 정치적인 선거운동에 개입하여서 전 회원들을 선거법을 위반한 범법자를 만들겠다는 말인가?

교총은 회장의 일방적인 발표로 전회원들의 의견을 말살하고, 지탄의 대상이 되도록 함부로 담화를 발표하지 말아야 한다. 적어도 대부분의 회원의 생각을 무시하지 않은 충실하게 대변하는 회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선태 한국아동문학회 회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노년유니온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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