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선생님들의 새해 나들이

2006.01.17 11:26:00


대학 75학번, 교육경력 29년의 이제 막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들어선, 교육계에선 자기도 모르게 지도자급에 속하는 7080 세대 선생님들은 어떻게 새해 나들이를 할까?

모 대학 동기들이 방학 중이지만 토요일 오늘, 정기모임으로 새해 나들이를 하였다. 참석한 인원은 모두 8명. 남자 4명, 여자 4명이다. 이 중 교감은 3명. 리포터가 그 모임의 카페지기를 하고 있어 동행취재를 하였다. 그들은 새해 나들이를 하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또 그들이 즐기는 문화는 무엇일까?

수원에서 승합차로 출발하여 처음 도착한 곳은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 유적지. 거중기, 목민심서의 글, 생가 등을 돌아보며 자기가 알고 있는 것 한마디씩을 한다. 모두 교편을 잡아서인지 알고 있는 지식도 다양하다. 종합해 보니 다산이 어떤 인물인지가 그려진다.

등산을 겸하여 하면서 다음 도착한 곳은 운길산 수종사(雲吉山 水鐘寺). 525년 은행나무 아래서 기념사진을 찍고 삼정헌(三鼎軒)이라는 전통찻집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작설차를 마시며 대화의 꽃을 피운다. 주로 학교에서의 다도예절 지도에 관한 것이다.

점심은 동충하초 칼국수. 특허를 받은,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 소문이 나서 그런지 손님이 너무 많아 대기표를 발행할 정도다. 해물파전을 함께 곁들이니 속이 든든하다. 건강 지키기와 건강식품 대화가 이어진다.

다음 도착한 곳은 북한강변에 자리잡은 갤러리 뻬르. 전망 좋은 2층에서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교육에 관한 진지한 토론이 이어진다. 제일 관심사는 승진 가산점. 이번 교감 승진대상자 차출 점수는 작년보다 몇 점이 올라갔고···. 정부와 열우당이 개정사학법을 강행하는 이유를 분석도 해 보고, 소속 학교의 교직원 분위기, 교장·교감의 리더십, 동료교사 이야기도 하고···. 1박2일 교직원 연수회의 방향, 새해 공무원 봉급 기본급의 변화 내용 등···. 그리고 다음 나들이 일정도 잡고···.

전시실로 내려와 동기(同期) 김미숙 작품을 다시 감상하고, 내일부터 이곳에서 한 달간 이루어지는 '주운항 인물, 누드전'에 전시될 작품을 미리 둘러보고 작가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 어느새 이 모임의 성격은 '교육, 자연, 예술과 함께하는 웰빙 문화모임'이 되었다.

승진이 눈앞이 있지만 그것에 연연해하지 않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학교에서 교장·교감과 교사 사이에서 화합 분위기를 만드는 지혜도 익히고, 가정의 화목과 부부애의 중요성도 깨닫고, 자녀교육의 성공담도 공유하고, 현재의 건강과 정년 후의 노후 생활도 생각하고···. 이야기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분기별로 이번처럼 나들이를 가져보자는데 의견 일치를 하여 다음에는 주5일수업제를 이용해 5월 넷째주 토요일에 강원도 쪽으로 가기로 정하였다. 구체적인 장소는 등산과 여행 전문가인 동기(同期) 회원에게 일임하기로 하고.

우리 교직사회에서는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는 모임이 무척 많다. 학연, 지연, 같은 학교 근무, 동학년 근무, 취미와 특기 동호회, 교과연구회 등. 그런 수 많은 모임이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개인, 직장, 교육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 7080 선생님들의 새해 나들이, 각자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었을까?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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