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문(숙정문)을 활짝 열어젖히다

2006.04.12 11:49:00


한양성곽의 4대문 중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문이 공개되고 있다. 북대문이라면 대부분의 서울 사람들도 그런 문이 있었느냐고 묻곤하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4대문 중의 하나다. 북대문은 경복궁에서 정북에 위치한 4대문 중의 하나로 그 이름은 정확히 숙정문(肅靖門)이다.

이 북대문인 숙정문이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잘 모르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이 문이 위치한 곳이 서울 성곽의 북쪽인 북악산에 위치하여서 일반이 이용을 할 기회가 거의 없는 문이라는 까닭이 있다. 사실 이 북대문으로 통하는 길이 거의 없다. 등산로가 아니면 일반 도로는 없어서 조선시대에도 거의 통행을 하지 않았던 문이다.

그것은 북쪽은 임금님의 방향이기도 하지만, 이 북쪽은 음이요, 물이며, 청색이고 인의예지의 지에 해당하는 방위이다. 그래서 이 북대문을 열어 놓으면 음기가 왕성해져서 장안의 여자들이 음행이 늘어난다고 믿었다. 다시 말해서 서울 장안의 여자들이 바람이 난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 문은 함부로 열지 않았지만 국가의 위난에는 이 문을 열었으니, 극심한 가뭄으로 나라 안이 뒤숭숭해지면 기우제를 지내고 그래도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북대문을 열어서 음기를 불러들이고 남대문을 닫아서 그 음기가 장안에 머물게 하므로 해서 비가 내리게 해달라는 기원을 할 때에 이용되었다고 한다.

이 숙정문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는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이는 남산, 성북동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뒤에서 위협하듯 서 있는 아파트 숲들, 그리고 장난감 미니어처처럼 아담하고 앙증맞게 보이는 경복궁의 모습, 좌청룡 우백호로 나타내는 좌우를 싸안은 산들, 그 중에서도 진정 호랑이가 들끌었다는 인왕산의 위용, 멀리 바라다 보이는 한강과 아파트가 파도처럼 늘어서 있는 강남의 모습 등은 참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관람객 중에서 외국을 자주 드나들었다는 분은 자신도 모르게 "우리 나라의 건물들도 참 아름답게 잘 지어져 있다. 외국에 지지 않을 만큼 색조까지 너무 잘 어울리는데......"하고, 찬사를 보내면서 연신 셔터를 눌러 대었다.

서울 성곽을 따라 걷다보면 이 문에 다다를 수 있지만 그 동안 1968년 1,21 사태가 일어난 이후 청와대를 경비하기 위해서 외곽 경비를 강화하면서 이 문은 경비구역 안에 포함이 되어서 38년 동안이나 비공개지역이 되었었다. 그 덕분에 비교적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서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지역이다. 이 북대문을 가끔 이용하던 노무현대통령이 혼자만 누리기 죄송하다는 생각에 일부나마 일반에게 개방을 하도록 결정을 내린 것이다. 삼청각 입구에서 촛대바위까지 겨우 1.1km 짧은 거리이지만, 자신이 혼자만 즐기기엔 너무 미안해서 공개하기로 했다는 대통령의 뜻은 이곳을 가본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것이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오직 자기만을 위해서는 탈법을 마다하지 않는 짓거리로 사회의 지탄을 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이 자그마한 것이나마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결심을 한 대통령의 뜻은 진정 국민에게 다가서는 대통령의 자세이었다. 등산로를 만드는데 만만찮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욱 많은 구간을 일반에게 공개하기 위해서 계속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 어서 빨리 더 많은 구간이 공개되어서 성곽을 따라 북악산 팔각정까지 자유스럽게 올라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 숙정문 관람요령--인터넷에 들어가서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숙정문 관람하기] http://125.131.116.61/guid/info.asp를 찾아 들어가서 예약을 하면 된다. 1일 4회 각 회 100명 한정 인원만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선태 한국아동문학회 회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노년유니온 위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