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선생님들은 수준이 높다

2006.07.18 09:04:00


한국교원대에서 교장 자격 연수 중, 오후에 일어나는 특이한 장면이 있다. 일과가 끝나는 5시쯤이면 학교에서 온 선생님들이 연수생을 맞이 한다. 일컬어 위로 방문이다. 반갑게 악수를 하고 때론 포옹도 하고 기념사진도 찍고 그리곤 저녁식사를 대접한다. 참으로 좋은 교직문화 전통이다.

그러나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이 모두 다 방문할 순 없다. 대표 선생님 몇 분만 오는 것이다. 그러면 못 오는 분들은 어떻게 할까? 그냥 말로 안부만 전할까? 아니다.

우리반에 경기 숭신여중 권오범 교감 선생님이 계신다. 논술고사 전 옆자리에 앉은 그 분이 유머 하나를 읽어 보라고 건네 주신다. 읽어 보니 정말 웃음이 나오는 수준 높은 유머다. "이것 어디서 났냐?"고 여쭈니 "학교 선생님들이 보내 온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그러고 보니 편지 6장을 갖고 계신다. 잠시 빌려 달라고 하여 읽으니 "역시, 선생님들은 다르구나! 역시 수준이 높구나!"를 혼자서 중얼거리게 만든다.

여러 선생님들의 재치와 정성스런 마음이 담긴 그 편지의 일부분을 소개하면,

편지1 : 더운 여름, 열공하삼! / 오늘도 많이 많이 웃으세요. ˆˆ 걱정을 모두 벗어버리고서 스마일 스마일… / 정든 곳을 떠나면 영혼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 Do your best!

편지2 : 교감선생님께서 안 계시니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하십시오.

편지3 : 늘 교무실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교감선생님이 계셔서 반가운 인사로 하루를 시작했었는데 요즈음은 빈교무실을 들어서게 되어 하루를 쓸쓸하게 시작한답니다.

편지4 : "♫ 오빠∼∼ 힘내세요∼∼ 우리가 ♡ 있잖아요∼∼♪ ♬" "♫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 있잖아요∼∼♪ ♬"

편지5 : 평온한 바다는 결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저희들도 깨어 있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편지6 : 2006년 숭신의 7월은 뜨겁습니다. 저희에게 교감선생님께선 별이고 소나기인거 아시죠?

이 편지를 읽고 느낀 점은 '숭신여중의 선생님들은 따뜻한 정이 넘치는구나!' '서로 도와주고 아껴주는 풋풋한 선생님들의 문화가 살아 있구나!' '권 교감선생님께서 평소 덕을 많이 베푸시고 선생님들을 사랑하셨구나!' 등이다.

흔히들 베푼만큼 받는다고 한다. 사랑과 존경이 가득한, 웃음이 넘치는 교무실 풍경이 그려진다. 따뜻한 가슴을 지닌 숭신여중의 선생님들, 도대체 누구이고 어떻게 생기셨을까? 리포터가 만나고 싶은 선생님이 되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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