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실상을 알려야 한다

2006.07.22 08:37:00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컴퓨터시간에 계속 게임을 하다 주의를 받은 6학년 남학생이 여교사를 폭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우려했던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상황에까지 왔는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자성(自省)을 한다.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있었다는 그 자체가 교육을 뒷걸음치게 하는 일이라 사회적으로 파문도 크다.

하지 말라는데도 어깃장을 부려가며 규칙을 어기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담임이나 이웃 반 선생님들의 말을 무시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학교마다 구성원들의 합의하에 만들어진 학칙과 생활규정이 있다. 생활규정에 '벌점이 일정 점수 이상이 되면 부모와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체벌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하지만 벌점을 따지고 동의를 얻어내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을 만나면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짜증나게 되어있다. 사실 좋은 말도 한두 번이지 무작정 오냐오냐 하면서 참는 게 잘하는 것도 아니다.

요즘 아이들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뚜렷하다. 보고 듣는 것이 많아 통제하기도 어렵다. 방과 후에는 이리저리 학원으로 내몰리며 힘들어 한다. 그런데 학교에만 의존하는 인성교육이 어떻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겠는가? 가정교육과 연계되어야 하기에 예전의 밥상머리 교육이 필요하다.

게임을 빨리 끌내라고 독촉하다보면 언성을 높일 수 있다.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교사가 폭행당하는 사회라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리 없다. 함께 있던 친구들이 “선생님이 맞는 걸 보니 너무 무서웠다.”는 말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마음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라도 피해 당사자인 교원들은 아이들부터 생각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내가 가르치던 학생이니 그냥 조용히 넘어가자”고 말하는 게 관례다. 아이의 잘못을 그대로 밝혔다가는 사랑이 부족한 교사라고 여론에서 몰매를 맞는 것도 현실이다. 사건의 본질이 어떻게 되는 본인이 책임을 지고 사건을 축소시키는 사람들이 인정받는 것도 사실이다.

작은 잘못이라도 감추고 싶은 게 사람 심리다. 하지만 알릴 것은 알려야 한다. 그래야 교육 발전의 처방전이 나온다.

혹 초등학교 아이들 중에 교사가 다룰 수 없을 만큼 난폭하게 행동하는 아이가 있다면 있는 그대로를 부모가 알게 해야 한다. 부모가 자식의 실상을 모르고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 부모들이 학교를, 학교에서 하고 있다는 아이의 행동을 믿어야 이번과 같이 서로가 불행한 폭행사건을 미연에 방지한다.

그래서 무조건 감추는데 급급한 풍토가 교육발전의 걸림돌이 되며 새로운 골칫거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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