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 초 교사는 바쁘다

2007.03.07 09:58:00

교사의 주 업무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다. 다시 한번 강조해도 가르치는 일이야 말로 교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고 부차적으로 수업을 위해 교육과정계획을 세우거나 교과연구를 하거나 수업준비를 해야 하는 것도 교사의 일이다.

그런데 학교 내에서 교육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분장업무가 있고 언제부턴가 교사들은 그 업무에 허덕이게 되었다. 그만큼 일이 많다는 소리이다. 학년 초 아이들 낯을 익히고 친해져야 할 시기에 환경정리에서부터 각계의 업무 요구량이 너무 많아 허덕이게 된다.

이번에 리포터는 학생수가 적고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 큰 학교로 전근하게 되었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툰 가운데 그래도 차분하게 수업에 임할 수 있는 것은 업무가 줄어든 때문이다.

작은 학교에서는 5,6명이 하던 일을 큰학교에서는 담임 학급 학생 수가 줄어든 반면 일은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게 되므로 업무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남보다 많은 업무 가지고 일하시는 선생님들에게는 다소 미안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고 그런 업무는 학교 교육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년초 업무분장에 대해서 선생님들은 학년 담임 못지 않게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그런데 학교을 옮기고 보니 전입교사에 대한 배려인지 업무량이 줄어서 차분히 수업 준비를 하거나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어서 좋다. 아이들과 더 가까이 지낼 수 있고 다정한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넬 수 있어서 좋다.

학년초에 도교육청이나 지역교육청의 주요시책과 역점사업에 따라 학교 교육계획을 세우다 보면 학교의 특색을 살려 교육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상부기관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다 따라가다 보면 1년동안 교육활동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지게 되고 여기에 학교장이나 각계 요구하는 일이 첨가되어 할일이 그야말로 태산이 된다. 이러한 일을 처리하다 보면 교사는 하루종일 잡무처리에 시간을 다 빼앗기고 만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고학년 담임을 하게 되면 한시간도 빈 시간 없이 오후 3시까지 수업을 해야 한다. 초등교사 5,6학년 담임일 경우 일주일 수업시는 32시간이다. 교담시간으로 일주일에 2시간이 빠진다고 하더라도 30시간이다. 그러므로 일부 교사들은 한사코 고학년 담임을 꺼려하기도 한다. 일이 많을 경우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틈틈이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시간이 모자라고 그러다 보면 수업결손을 할 수 밖에 없다.

교육계획을 세우는 일 이외에도 학년초에 교사들이 해야 할 일을 예를 들어 보면, 학급 명부를 작성하는 일, 특기적성 수강신청을 받는 일, 교과서를 분석해서 수업자료 신청하는 일, 환경정리를 하는 일, 가정실태를 파악하는 일, 각 담당 사무별 업무계획 세우기 등등 일일이 다 열거 할 수도 없다.

그런데 그러한 일들은 교육활동과 관련된 교육본연의 일은 아니지만 교육활동을 원활하게하기 위한 나름대로 아주 중요한 일이므로 소홀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 교직의 특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마냥 수업준비만 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줄 알고 있다.

그래서 교사가 교육 본연의 업무에 보다 충실할 수 있도록 특히 아이들과 첫 대면하는 학년초에는 일이 적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대안을 생각해 보건데 2월에 종업을 하면서 학급담임배정과 업무배정이 이루어져서 각종 계획을 학생들이 개학하기 이전에 일이 어느정도 갈무리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러 가지로 체계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어느 정도 준비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아이들을 밝고 가벼운 얼굴로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용숙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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