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배터리입니다

2007.05.19 08:28:00

아침 뉴스를 볼 때마다 시원한 뉴스거리가 별로 없다 싶어 답답할 때가 많지만 우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승엽 선수의 10호 홈런이었습니다. 잘 맞은 타구라 아주 시원하게 날아가더군요. 이승엽 선수같이 우리 모두에게 시원하고 통쾌한 소식들을 만들어내는 훌륭한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오늘은 놀토는 아니라도 직장에서 노는 직장이 많아 그런지 매일 출근하는 길이 여유가 있었습니다. 부담이 적었습니다. 그야말로 출근길이 홈런감이었습니다. 매일이 그러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우리 선생님들도 오늘은 아침부터 가볍게 이번 주를 마무리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주간 정말 힘들게 온 몸의 에너지가 방전될 때까지 열심히 뛰었었는데 오후부터 내일까지 완전 충전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어제 오후는 소년체전을 앞두고 훈련에 몰두하고 있는 우리학교 태권도와 복싱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는 울산종합운동장과 중앙중학교 체육관을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선수들이 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복싱연습장에 가보니 선수들의 얼굴에는 땀이 범벅이 되어 있었고 얼굴은 일그러질 때로 일그러졌으며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그들의 연습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과히 놀랄 만하였습니다. 코치선생님과 함께 연습을 하는데 한 선수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습니다만 계속 훈련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해야만 결실을 보게 되는구나, 이렇게 땀을 흘려야만 메달을 기대할 수 있겠구나, 이렇게 해야만 선수다운 선수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정사정이 없었습니다. 훈련 과정에는 봐주는 것이 없었습니다. 지쳐 곧 쓰러질 듯한 상태이었지만 코치선생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훈련을 시키며 몸을 다듬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은 배터리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휴대폰 배터리는 완전 방전을 하고 나서 완전 충전을 해야 배터리 수명이 길어지고 오래 쓸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이 완전 체력이 소모될 때까지, 완전 에너지가 다 쏟아질 때까지, 완전 다운이 될 때까지 훈련을 해야 돼야 결실을 기대할 수 있고, 메달을 바라볼 수 있으며, 장래의 선수다운 선수로 자라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선수가 애처로울 정도로 땀을 흘리며 눈물을 흘리며 온 몸이 땀범벅이 될 정도로, 체력이 완전 고갈될 정도로 훈련을 하고 나서는 링 위에 쓰러져 숨을 몰아쉬는 모습을 눈물겹게 지켜보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한 달 전에 있었던 전국복싱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 자신을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선생님들이 모든 학생들이 본을 받았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젖게 됩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이 운동선수와 같이 힘에 겨울 정도로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혹시 그러하지 못하신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자신을 되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휴대폰 배터리처럼 완전 방전될 때까지 에너지를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고 학생들은 에너지가 고갈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는 쉬는 날 휴식을 취하는 날에 완전 충전하여 좋은 선생님, 좋은 학생이 되었으면 합니다.

완전 방전이 되기 전에 충전을 하면 바테리 수명이 짧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위해 에너지를 아껴놓은 상태에서 충전을 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도 에너지가 남은 상태에서 또 놀면서 에너지를 충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면 수명이 짧아집니다. 좋은 선생님, 좋은 학생이 될 수 없습니다. 언제나 한 주 동안 충전한 에너지를 한 주 동안  완전 방전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어제 오후 많은 선생님들이 퇴근시간이 넘었는데도 온 몸에 에너지가 고갈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출장을 다녀와 교무실에 가보았더니 퇴근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대부분의 선생님께서 자신의 업무와 학생지도에 여념이 없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집에 일찍 가서 좀 쉬면서 에너지 충전을 하셔야 하는데도 그러하지 않고 남은 에너지마저 방전하고 계시는 것을 보게 되면서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학생들 중에는 에너지가 철철 넘치고 있는데도 그 에너지를 공부하는데 쓰지 않고 허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완전 방전, 완전 충전된 배터리가 오래 사용되어지고 수명도 길어지듯이 공부하는데 에너지를 완전 소비할 수 있는 학생들이 다 되도록 지도해야 할 것입니다.그리고 우리 선생님들은 에너지가 다할 때까지 학생들을 위해, 교육을 위해 연구하며 자료개발하며 학생지도를 위해 힘쓰다가 오늘 오후처럼 쉴 수 있는 시간에 완전 에너지가 충전되도록 푹 쉬며 건강관리를 위한 영양보충도 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했을 때 우리 선생님들은 선생님다워질 것이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될 것이며,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얻게 될 것이고, 그 인기가 오래오래 갈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선생님은 배터리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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