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아마 음악만큼 다양한 영역은 없을 것이다. 크게는 성악, 기악, 창작, 감상영역으로 나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그 분야의 다양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금 전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음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어릴 때부터 음악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고 지금까지 그 편력은 계속되고 있다. 1970년대 초(초등 3학년)에 처음 피아노를 배웠는데 한 동네에 살던 초등학교 선생님이 피아노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어머니와 함께 선생님을 찾아간 것이 시초였다. 당시 중, 소도시, 특히 시골에서는 교회와 학교에서조차도 피아노를 구경하기가 쉽지 않을 때였다. 피아노 책도 매우 귀하던 시절이어서 누렇다 못해 검은색에 가까운 종이에 음표가 매우 작게 인쇄되어 있는 바이엘 책을 사용하였다. 학교에 피아노가 없어서 학예회 때 피아노곡을 오르간으로 쳤던 기억이 난다.
1980년대 초 크로마 하프가 우리나라에 한창 보급될 때 봉급을 몇 달 모아 크로마 하프를 구입하였다. 교본을 사서 열심히 연습하여 어느 정도 주법을 익히게 되었을 때 자취를 하고 있던 방에 동료 교사를 몇 명 불러 연주를 하였다. 신기한 악기 모양과 소리에 모두의 눈과 귀가 집중되었다. 얼마 전 당시의 교사들을 만났는데 크로마 하프를 연주하던 모습이 가끔 생각이 난다고 입을 모았다.
교사로서의 경력이 점점 더해갈수록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음악수업이 무척 즐거웠고 교육대학원 음악교육학과를 전공하면서부터 어린이들의 음악적 생활화에 크게 기여하는 다양한 악기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되었다.
바이올린을 스즈끼 10권까지 레슨 받으며 클래식의 묘미를 느끼게 되어 어린이들에게도 음악시간에 자주 연주를 들려주었고 리코더에 심취하여 가는 학교마다 리코더부를 창설하기도 하였다. 또 기악합주대회에 나가기 위해 리듬합주를 지도하다가 아코디언을 배우기도 하였다. 요즈음은 타악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오르프 앙상블을 조직할 꿈에 부풀어 있다.
어제 또 나의 이목을 집중시킨 또 하나의 악기를 만나게 되었다. ‘휘슬’이 바로 그 것!
명예기자가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극동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플루티스트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틴 휘슬연주자인 송솔나무가 직접 작곡한 <북에서의 기도>란 찬조연주를 휘슬악기로 듣게 된 것이다. 허준, 상도, 이산 등의 ost 작업에도 참여하여 많이 알려진 분이셨다. 악기의 음색에 유의하여 자세히 들어보니 ‘타이타닉’ 삽입곡에서 들었던 기억이 났다. 가냘픈듯하면서도 끊어지지 않고 맑고 고운 소리가 나는 것이 매우 매력적인 악기였다. 연주가 끝나자 송솔나무 연주가를 만나 휘슬에 대해서 자세히 듣게 되었다. 송연주가가 가지고 있는 플룻은 4천만 원인데 휘슬은 비싼 것도 있기는 하지만 저렴한 것은 만 원 정도면 살수 있다고 하였다. 휘슬이 가지고 있는 고운 음색에 비하여 악기의 값이 너무도 저렴함에 놀랐다. 리코더와 비슷해서 어린이들이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집에 와서 휘슬에 대하여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았다. 약 5000년 전 중국에서 기원된 고대 악기로 약 11세기경 유럽으로 건너갔다고 하는데 아일랜드 초기문헌과 중세에도 휘슬의 기록이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뼈나 점토 같은 것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요즈음은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지고 있으며 목관악기의 그룹에 속한다. 19세기 초기에 오늘날처럼 6개의 구멍으로 만들어진 영국제 휘슬이 나타났고 이후 플라스틱 마우스피스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휘슬교본과 휘슬을 신청하였다. 어린이들에게 또 하나의 악기를 소개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