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여기서 ‘으스스’라는 부사를 ‘으시시’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으스스’를 사전에서 검색하면
‘으스스’는
차거나 싫은 것이 몸에 닿았을 때 크게 소름이 돋는 모양.
- 비에 젖어 으스스 한기를 느끼다.
- 나는 그 일을 생각만 해도 몸이 으스스 떨린다.
이는 ‘으스스하다’라는 형용사로 쓰여,
- 찬 새벽바람이 으스스하게 몸을 죄었다.
- 처음 가치에서 내렸을 때 느겼던 이른 봄 아침의 으스스함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이문열, ‘변경’).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으스스’를 ‘으시시’라고 말하고 이렇게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 루비니 교수는 그동안 우울한 경제 전망을 많이 쏟아낸 까닭에 ‘닥터 둠’이라는 으시시한 별명을 갖고 있다(이데일리, 2009년 7월 17일).
○ 영란은 새벽에 일어나 마스크를 쓴 으시시한 차림으로 서재 방문에 검은 고무테이프를 붙이고 못질을 했다(뉴스엔 2009년 7월 7일).
○ 연일 섭씨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지만 이곳에서는 그늘에만 들어서면 으시시 한기를 느낄 정도로 시원해 특히 여름이면 경향 각지의 골퍼들로 북새통을 이룬다(파이낸셜뉴스 2009년 7월 2일).
‘으스스’를 ‘으시시’라고 표기하는 데는 발음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단어 안에 평음 ‘ㅡ’가 연속된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평음 ‘ㅡ’보다는 전설모음 ‘ㅣ’가 발음하기 편하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으스스’를 ‘으시시’라고 하는 것처럼, ‘으스대다’를 ‘으시대다’라고 하거나, ‘부스스’를 ‘부시시’라고 잘못 사용한다.
‘으스대다’어울리지 아니하게 우쭐거리며 뽐내다.
- 자기 지방 출신 국회의원 이름을 마치 친구나 되듯 아무개가 어쩌고 하면서 으스대곤 했어요(김승옥, ‘어떤 결혼 조건’).
- 품위 있는 주택가 한가운데까지 파고들 수 있었던 건 일본 상류층 자체들과의 폭넓은 교우 관계 덕이라고 으스대길 잘했다(박완서, ‘미망’)
‘부스스’1. 머리카락이나 털 따위가 몹시 어지럽게 일어나거나 흐트러져 있는 모양.
- 자다 말고 일어난 아이가 부스스 흩어진 머리를 하고 잠옷을 입은 채로 나왔다.
2. 누웠거나 앉았다가 느리게 슬그머니 일어나는 모양.
- 잠자리에서 부스스 일어나다. 3. 부스러기 따위가 어지럽게 흩어지는 소리. 또는 그 모양.
- 방문이 부스스 열리다.
‘으스대다’를 ‘으시대다’라고 하거나, ‘부스스’를 ‘부시시’라고 잘못 사용하는 경우는 언론 매체에도 보인다.
○ 권력자가 자기 얼굴을 돌아보지 못한 채 으시대면 대중은 슬퍼진다.(오마이뉴스, 2008년 9월 26일)
○ 늦잠 때문인지, 머리도 좀 부시시하고…(스포츠서울, 2009년 6월 17일)
평음 ‘ㅡ’를 전설모음 ‘ㅣ’로 발음하는 현상은 전통적으로 있는 현상이다. 이를 전설모음화라고 하는데 ‘즛>짓, 거츨다>거칠다, 나즉하다>나직하다, 즐다>질다, 오증어>오징어, 이즈러지다 >이지러지다’와 같이 우리말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그러나 ‘으스스’, ‘으스대다’와 ‘부스스’는 같은 말은 ‘으시시’, ‘으시대다’와 ‘부시시’라고 쓰지 않는다. 이는 같은 발음 조건이라도 발음을 하는 형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