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속담에 들어있는 위트와 교훈

2010.08.31 13:04:00

차를 몰고 단골 포도원으로 포도를 사러갔다. 이맘때쯤이면 집 옆에 수북이 쌓여있어야 할 포도상자가 없다. 주인은 "뭐, 이런 날씨가 다 있느냐?"며 하늘을 탓한다.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 많다보니 일조량 부족으로 포도가 익지를 않는다는 얘기다. 과일, 고추 등 태양빛에 의존하는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의 걱정이 크다.

처서가 지나고 며칠간 비를 뿌리더니 더위가 한풀 꺾였다.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고 들판의 곡식들이 익어가는 걸 보면 어김없이 가을은 우리들 가까이에 와있다. 발 빠르게 가을 신상품을 진열한 백화점의 여성복 코너에서는 솔솔 가을 냄새가 난다.

기상청의 기상포커스에 의하면 올 가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비가 많이 온다. 그래서 걱정이지만 계절은 때에 맞게 변한다. 햇곡식으로 조상을 맞이하는 추석이 9월 22일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에 담겨있듯 가을은 크게 덥거나 춥지 않아 활동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가을 햇살은 봄철보다 일사량이 적고 자외선 지수가 낮다. 날씨가 좋은 날이 많고 안개가 자주 낀다. 공기 중의 습도가 낮아 날씨가 맑고 상쾌한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속담에는 힘든 삶속에서 여유를 누리게 하는 위트와 생활에 도움을 주는 교훈이 들어있다. 가을 날씨 때문에 생긴 속담도 많다. 높고 푸른 하늘과 쾌적한 날씨를 기대하며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정서가 담긴 가을 속담을 살펴보자.

'가을 안개에는 풍년이 든다, 가을비는 빗자루로도 피한다'는 맑은 날씨, '딸은 가을볕에 내보내고 며느리는 봄볕에 내 보낸다'는 자외선이 적은 햇볕, '가을 들판이 딸네 집보다 낫다, 가을 들판이 어설픈 친정보다 낫다'는 풍요로움, '가을 들판에 대부인 마님도 나섰다, 가을엔 부지깽이도 저 혼자 뛴다'는 바쁜 일손, '가을 전어를 구우면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 가을 고등어와 가을 배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는 때가 되면 더 맛있거나 영양가가 높은 음식, '가을 날씨 좋은 것과 노인 기운 좋은 것은 믿을 수 없다, 가을장마에 다된 곡식 썩는다'는 기상이변을 나타낸 속담들이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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