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빈아, 빨리 일어나서 함께 공부하자”

2010.09.27 15:04:00


이정빈(18·부평고 2년)군은 올 4월 시력에 이상을 느껴 병원에서 검사받은 결과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 수술하여야한다 하여서 7월 초에 수술하였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있다.

평소 건강하고 침착하여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신뢰를 받아왔던 정빈군은 현재 의식이 없이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생활이 어려운 형편인데, 천만원이 넘는 병원비를 감당하기도 어렵고, 잠깐 수술하면 나을 줄 알았는데 의식이 없는 상태로 두 달째 누워있는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다.

2학년 8반 임팔남 담임교사와 학급 친구들이 가끔 친구를 찾아갔으나 곧바로 방학이 되어 학교에서는 상황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새로 부임한 박윤국 교장의 장기결석자 현황 조사 과정에서 정빈이의 사정이 알려지게 되었고, 학교에서는 친구사랑주간을 정하고 장기결석에 있는 친구들을 위하여 편지 쓰기, 문자보내기, 전화하기, 가정 방문하기 등의 행사를 전개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정빈이의 사정을 알게 된 전교 학생자치회에서는 긴급회의를 통해 학우돕기 모금을 하기로 결정하고, 1450여명의 전교생들이 각자의 형편대로 성금을 모았다. 학생들의 갸륵한 뜻을 전해들은 76명의 교사들도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앞 다투어 성금을 모았다. 추석이 지난 9월 24일(금) 학생들의 성금 2,193,800원과 교사들의 1,405,000원의 성금을 정빈이가 입원한 서울의 병원을 방문하여 부모님께 전달하며 빨리 나아서 다시 학교에 복귀하기를 간절히 기대하는 마음을 전하였다.

정빈이의 빈자리를 보며 매일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 이진태군은 “정빈아, 너의 책상 깨끗이 하고 잘 지키고 있으니 빨리 나아서 같이 공부도 하고, 축구도 하자”며 의식이 없는 정빈이의 새끼손가락에 약속을 걸었다. 친구들의 바람을 아는지 손가락에 작은 힘을 주며 초점을 찾을 수는 없어도 눈을 움직이는 정빈이의 모습에 같이 간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간절한 마음을 전하였다. 정빈이는 현재 조금씩 자체 호흡을 하며 손을 대면 반응을 일으키는 등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병원측은 정빈군의 자체 호흡과 반응에 대해 일단은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학생회장 김승한군은 “정빈이가 하루빨리 나아서 다시 학급일지를 정리하고 조용히 웃으면서 친구들에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박윤국 교장은 수술비용 때문에 걱정이 많은 정빈군 어머니와 면담을 통해 용기를 잃지 말고 힘을 낼것을 당부하며, 부평고 모든 교육가족들도 계속 정빈이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위로하였다.
유준우 지방별정6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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