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주인공 단풍. 추운 바람이 불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오색빛깔로 온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멋진 풍경이 유혹하는 창밖으로 자주 눈길을 보내고, 마음이 들떠 일손이 잡히지 않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이맘때면 유명한 산과 관광지는 자연과 벗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도로에 늘어선 차량과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이 즐거워야 할 단풍 길을 고생길로 만드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꼭 멀리 나가야 멋진 풍경을 만나는 것도 아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단풍물결이 산과 들을 지나 시멘트 문화로 삭막해진 도회지를 알록달록 단풍세상으로 만든다. 찬바람이 겨울을 재촉하는 계절에 차량과 사람에 시달리지 않고 도심에서 단풍을 즐겨보자. 그런 곳이 바로 인천대공원 안에 있는 인천수목원이다.
인천수목원은 도서해안과 육상의 주요 식물종을 수집ㆍ전시ㆍ보전ㆍ연구하고, 도시녹화의 다양한 정보는 물론 사람들에게 휴식과 자연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테마식물원지구, 희귀자생ㆍ비교식물원지구, 도시녹화식물원지구의 40개 전시원이 수목원을 구성한다.
1월 19일부터 12월 말까지 수목원의 자연ㆍ탐방ㆍ특강교실이 다양하게 진행된다. 사이트에서 사전예약하면 말린꽃을 이용해 책갈피를 만드는 꽃누르미교실(화~일), 숲속의 생물을 조심스레 찾아보고 관찰하는 숲속 생물 찾기(화~금), 재미있는 안내를 받으며 수목원을 돌아보는 수목원해설가와 함께 하는 인천수목원탐방(화~일), 다섯 가지 감각을 이용해 수목을 체험하는 오감체험, 새 먹이주고 새집 달아주기를 체험하는 겨우살이학교(겨울철), 수목원 탐방 및 자연 관찰 프로그램 매미학교(여름철)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인천대공원에 들어서면 가을 향취가 가득하다.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에도 활기가 넘친다. 수목원 관람은 제1안내소의 방명록에 이름과 주소를 기입하면서 시작되는데 전시수목을 보호하고 관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 3000명만 입장을 허용한다.
테마식물원지구는 삶의 질을 증진하기 위해 여가와 교육에 적합한 주제를 감각, 계절, 용도, 이야기 등으로 공간을 구분하고 일반인이 나무와 쉽게 친해질 수 있게 테마 중심으로 전시하였다. 이곳에 후각ㆍ청각ㆍ미각ㆍ촉각ㆍ시각적으로 독특한 식물이 자라는 오감원, 사철의 식물들이 계절별로 심어져있는 사계원, 일반인들이 나무와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무백가지원, 약용ㆍ식용ㆍ자재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실용식물원, 문학ㆍ예술과 관련된 식물들로 구성된 문화식물원 등 17개 전시원이 있다.
테마식물원지구와 이웃하고 있는 회귀자생ㆍ비교식물원지구는 인천시의 육지 및 서북부 도서해안 식물종의 생태환경을 자생지 특성을 고려하여 사구식물과 내륙식물로 공간을 구분하고 유사한 특성 및 형태의 식물을 모아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전시하였다. 비교식물원, 희귀자생원, 해안사구원 등 5개 전시원을 이색적인 산책길이 연결한다. 특히 하늘로 곧게 뻗은 대왕참나무 산책길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대공원에 있는 수목원이라 가족나들이객이 많다. 이곳에서 광명시 철산동의 나철욱씨 가족을 만났다. 산책길을 부모님 손을 잡고 걸으며 신이 난 현일(7), 현민(4) 형제의 얼굴에 행복이 넘친다.
올레를 걷듯 흙냄새를 맡으며 낮은 언덕을 넘으면 인천자생식물을 활용하여 도시녹화와 관련된 자연친화적 녹화기법을 분야별로 다양하게 제공하는 도시녹화식물원지구를 만난다. 향토식물원, 도시녹화견본원, 자연생태원, 계류ㆍ연못원 등 18개 전시원이 있다. 나무다리에 걸터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보거나, 억새가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벤치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것도 여유다.
단풍을 매단 나무와 달리 겨우살이에 들어간 식물들 때문에 을씨년스러운 수목원을 돌아보고 제2안내소를 나서면 공중전화 부스를 닮은 좁은 공간에 책이 가득한 숲속의 도서관을 만난다. 기증된 도서로 운영되는 숲속 도서관은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지적호기심을 해소하는 곳이라 소중하다. 그 앞의 장미원은 화려한 장미와 하늘로 물을 뿜는 분수의 물줄기가 조화를 이룬다. 초등학생, 연인, 할머니의 손을 잡은 꼬마까지 분수에서 물장난에 열심이다.
수목 및 도시녹화 정보를 교육하는 수목원정보센터와 탐방을 안내하고 관련정보를 제공하는 탐방객안내소를 차례로 만난다. 안내소에 마련된 옛 생활모형 전시실에서 아이들은 나무 쌓기를 하며 즐거워하고, 어른들은 옛 추억에 젖는다.
이외에도 인천대공원에는 사라져가는 식물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자연생태원, 열대식물 등 희귀식물을 만나는 식물원, 동물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만질 수 있는 어린이동물원, 한여름에는 물썰매장으로 변신하는 사계절썰매장,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 녹색 잔디밭 야외음악당이 있어 도심 속의 자연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폭포의 시원한 물소리가 주변의 숲과 어우러지는 호수와 조각품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조각원 둘레로 이어지는 느티나무 길은 바쁘게 사는 도시인들이 천천히 걸으며 사색하기에 좋다.
*교통안내
①시내버스 : 인천대공원 정문쪽, 남문(동물원쪽), 남문(청소년수련관쪽)하차
②전철 : 인천대공원 정문 하차
③자가용
▶영동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서창JCT → 부천, 인천대공원방향 → 고가도로 → 지하차도 옆 차선 → 우회전 → 인천대공원 진입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 장수IC → 대공원삼거리 좌회전 → 인천대공원 진입
*Tip자료
①전화 : 032)440-5877~8
②사이트 : http://grandpark.incheon.go.kr/icweb/html/web23/023.html
③수목원 입장 및 주차 : 무료입장, 소형차 2000원
④참고사항 : 사전 예약신청(개인관람은 현장에서 접수), 체험 전 탐방객안내소에 신분증제시하고 접수상황 확인
⑤주변 볼거리 : 인천대공원, 애보박물관, 시청광장 음악분수, 로데오거리, 소래포구, 송도유원지, 자유공원, 차이나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