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닮은 교직원, 어떨까

2011.03.14 17:09:00

세월이 참 빠르다. 엊그제가 신학년도, 신학기의 시작인 것 같은데 벌써 3주째 접어들었다. 우리학교는 신설학교라 새로운 선생님이 반이나 오셨다. 20여명의 선생님께서 새로운 학교에서 잘 적응을 하는지 어떤지 지켜보니까 생각보다 적응이 참 빠르신 것 같다.

학교마다 신학기가 되면 엄청 바쁘다. 우리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선생님께서는 밤 10시까지 남아서 교재연구, 업무, 자기주도학습지도, 상담 등으로 수고를 하신다. 그 모든 수고가 학생들에게 유익이 되는 것 같아 보기가 좋다.

오늘 아침은 교직원이 가져야 할 바른 자세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上善若水(상선약수)에서 교직원의 자세를 배울 수가 있었다. 上善若水(상선약수)의 뜻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가장 행복한 삶은 물과 같은 삶이다. 가장 바른 자세는 물과 같은 자세다.

우리 교직원들의 자세는 上善若水(상선약수)의 자세가 되면 어떨까 싶다. 교직원이 가져야 할 바른 자세는 물과 같은 자세인데 물은 어떤 특성을 지녔는가? 무엇보다 물은 유익을 준다. 물이 곧 생명이다. 물이 있는 곳에는 온갖 식물이 자라고 성장한다. 물이 없으면 모든 식물은 말라 죽는다.

우리의 모든 수고에는 반드시 이익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의 수고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유익을 주게 마련이다. 물과 같이 유익을 주는 교직원이라면 얼마나 좋겠나? 나 한 사람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생기를 얻고 활력을 찾으며 학업에 전념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겠는가?

많은 교재연구를 통해 학생들의 학력향상을 가져오게 하고, 글로벌 인성교육을 통해 바른 삶을 살 수 있게 하고 청소시간에 함께 청소를 함으로 청결의 정신을 가지게 하며 식사시간 학생들과 함께 학교식당에서 식사함으로 잃어가는 가족식탁의 사랑을 되찾게 한다면 얼마나 좋으랴! 이렇게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유익을 주는 교직원이라 할 수 있다.

물은 또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 물은 낮은 곳으로만 향한다. 마음을 늘 낮춘다. 즉,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얼마든지 자기의 하는 일을 드러내 알릴 수도 있고 인정받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오직 가장 싫어하는 낮은 곳만 찾아간다. 말이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물이 모인 곳을 찾아간다. 물의 덕을 기린다. 물이 고마움을 느낀다. 물이 주는 교훈을 얻는다.

교직원들은 대체로 세 부류의 종류가 있음을 보게 된다. 말없이 열심히 일하시는 교직원, 열심히 일은 하시는데 말이 많으신 교직원, 일도 하지 않고 말만 많은 교직원. 이 세 부류의 교직원 중 물과 같은 자세를 가진 교직원은 말없이 묵묵히 자기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시는 교직원이라 생각된다.

또 하나의 물의 특성은 다투지 않는 것이다. 학교라는 공동체를 흐리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다툼이다. 상대를 배려하고 상대를 이해하면 다툼은 사라질 수 있다. 자기중심적 사고가 늘 다툼을 가져오게 한다. 내 생각과 다르면 내 생각대로 이끌어가려 한다.

다투고 나면 반드시 후회한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자신이 편하지 않게 된다. 상대방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마음에 평안을 빼앗아간다. 자신과 상대는 물론 소속된 공동체마저 흐리게 만든다. 다툼은 피해야 한다. 그런 자세를 가진다면 학교는 언제나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남에게 유익을 주고, 말없이 성실하게 일하며, 늘 다툼을 피해 화목을 추구는 자세야말로 교직원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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