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시민의식 함양 위한 재해 교육 필요해

2011.03.17 09:07:00

동일본 거대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일본민들에게 먼저 심심한 위로를 보내고 싶다. 자연재해 예방 강국이라는 이웃나라 일본에서 강도 9.0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공영방송 앵커의 절규가 나오고 있다. 전체 사망자만 4만 명이 넘어설 것이라는 속보가 들어오고 있다. 자연재해에 강한 나라 일본도 상상을 초월한 재해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모양이다.

엄청남 재앙 앞에서 세계인들은 자연재해의 무지막지한 위력에 놀라고 일본인들의 품격에 또 한 번 놀라고 있다고 한다. 세계의 모든 이들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한 도시 자체가 폐허로 변하는 모습을 그저 안타까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대재앙 앞에서도 나보다는 타인을 배려하며 줄을 서고 서로 양보하는 미덕이 살아있는 자연 재해의 장에서 세계인들은 일본의 저력을 보게 된 것이다.

이런 표현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힘든 일이기는 하다. 이번 동일본대지진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유가족 및 주민들에게는 모든 것을 잃는 일이었을테니까. 상상을 초월하는 재앙의 크기에 비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데는 일본 특유의 잘 갖추어진 방재 시스템이 가동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 되고 있다. 그 방재 시스템이라는 것이 물적인 장비보다는 오히려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사람에 대한 배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사회적인 질서에 참여하는 노력 등이 더 크게 작용하는 시스템이었다. 자연 재해 앞에서 재해의 크기를 최소화하고 인간적인 품격을 잃지 않도록 만들어진 이런 사회적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던 저변에는 교육의 힘이 있었다고 본다.

우리는 안전 불감증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류의 대 재앙 앞에서 오늘 우리의 상황을 돌아보게 된다

이웃나라 일본의 거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원자로 노출사고 등 재난이 겹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재난 대비 능력의 한계를 다시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일본과 단순비교를 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가 있다는 것을 안다. 자연재해가 일본에 비해 적어 안전한 축에 드는 나라이기에 모든 것이 재난시설 등이 부족하고 절실하지 않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동일본대지진에서는 안전 시스템의 구축은 사회적인 물적 인프라뿐이 아닌 사회성원들의 성숙된 시민의식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입증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꾸준하고 일관된 재해 대처 교육을 유치원 때부터 진행하면서 또한 위기상황에서 나보다는 먼저 타인을 배려하며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성숙된 시민의식인 '메이와쿠(남에게 끼치는 폐)'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가족을 잃고 모든 것을 잃는 대형 재해에도 침착하게 대응하게 하는 비결이 되어 결국은 피해의 최소화에 기여하게 하고 있다.

첫 숟가락에 배부를 수는 없다. 그동안 우리는 시대 사회적인 가치가 근대화에 실기한 나라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었던 가치인 압축고도성장을 통해 절대빈곤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였다는 것 인정한다. 주위를 둘러보고 성숙된 인적 기반을 튼실하게 다지는 것에 소홀했다는 것 인정한다. 그렇게 안전보다는 성장 제일주의로 오랜 세월을 지내오다 보니 어제부턴가 우리는 나는 특별하기에 '나는 모든 위협으로부터 언제나 안전하다'라는 '개인적우화'라는 늪에 빠져든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된다.

우리 교육현장에도 매월 4일을 안전점검의 날이라 학교 자체적으로 학교장 주관하에 학교안전지킴이협의회라는 것을 운영하며 생활, 급식, 교통, 유해환경, 폭력예방 등에 대하여 총체적으로 점검을 하며 계획을 세워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동일본대지진이라는 금세기 최고의 재앙은 그동안 우리가 생각해오던 안전이라는 개념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고 가르쳐야 할 재난대비 안전의 최고의 가치는 우리 삶의 터전이 되고 있는 지역사회, 국가사회의 공리를 먼저 생각하고 나 뿐이 아닌 타인의 안전도 같이 생각하는 배려의식이 배어있는 안전교육체계로 거듭나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어떤 물적인 시스템도 그 운용을 맡고 있는 인간의 의식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권광식 충청남도서산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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