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뒤풀이 그 불편한 진실

2012.02.16 20:16:00

2월 졸업 시즌이 끝나가고 있다.

이번 주는 전국의 대학가의 졸업식이 진행되고 있다.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세간의 입방아에도 불구하고 졸업식과 입학식을 2월에 같이 진행하는 대학들이 늘어나면서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의미를 새삼 부각시키고 있다.

2011학년도인 올해도 갖가지 졸업식 뒤풀이 행태들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어졌다. 특히 올해는 학교 폭력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어지면서 졸업식장 주변에 경찰들이 배치되어지는 웃지 못 할 풍경들이 연출되었다. 남·여 중, 고 학생들의 알몸 뒤풀이 및 중학 졸업생들의 속옷 차림으로 시내의 번화가를 질주하는 형태 등이 많이 사라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이 조금은 사라졌으나 몇 몇 학교에서는 여전히 밀가루 뒤집어 쓰기, 교복 찢기 등의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전통적인 밀가루 뒤집어쓰기 등의 졸업식 뒤풀이의 유래는 일제 강점기 때 못 배워서 나라를 잃었던 우를 또 다시 후손들에게 물려 주지 않기 위해 압제와 설움 속에 학교를 다녔던, 우리 선배들이 밀가루를 뒤집어씀으로 검정색 교복으로 상징되던 일제의 부당한 교육에 대해, 또 백의를 숭상했던 우리 민족혼을 발현해보이고자 했던 저항의식의 일환이었다는 것을 오늘 졸업에 임하는 졸업생들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학교의 교칙보다, 부모나 교사의 가르침보다 선배들의 졸업빵이 더 중요한 의미가 되고 지켜야 할 룰이 되어 버린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무언가 잘 못되어도 한 참 잘못되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게 된다.

졸업의 의미는 개인적으로는 자아실현이지만 국가나 사회적으로는 적재적소에 맞는 인적자원을 키워내서 국가경쟁력 증대에 기여하는 큰 성취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졸업은 학생 개인 뿐 아니라 그들의 교육을 지원한 학부모, 교사, 학교, 국가가 함께 축하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뜻 깊은 자리가 돼야 한다. 나보다는 나를 있게 한 분들과 마음을 교감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졸업의 장은 학생 개인 뿐 아니라 그들의 교육을 지원한 학부모, 교사, 학교, 국가가 함께 축하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뜻 깊은 자리가 돼야 할 것이다.

더 큰 배움의 장을 향해 나아가는 졸업생들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게 된다. 그런 뜻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졸업식이 알몸졸업식 뒷풀이 등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졸업식의 행태가 과연 응석받이로만 자란 우리 아이들만의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다 같이 반성해보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의식에 대한 의미, 의식이 지니고 있는 내재적 가치 등에 대해 너무 소홀하게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키워온 것은 아니지 등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애국조회, 운동장 조회 등의 각종 의식행사가 예전에 비해 약화되어진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의 학력 우선의 각종 교육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 의미를 새기면서 참여해야 할 여러 종류의 의식행사가 괜한 시간 낭비 등으로 인식되어졌던 일면이 있다.

어울려 살아가는 민주사회에서는 사회 구성원이 함께 해야 할 각종 의식행위가 있다. 이때 그 의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참여하게 함으로써 각종 의식행사는 민주시민의 자질과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졸업의 의식은 나보다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분들에 대한 감사와 사은의 자리가 되어야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의식의 참 의미를 가르치는 졸업의 장을 2012년 2월에는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권광식 충청남도서산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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