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가 배려되는 사회를 꿈꾸며

2012.08.09 15:31:00

연일 35도를 상회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 그리고 올림픽승전보가 있어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스토리가 있는 선수들의 땀은 감동을 준다. 이런 감동의 한 켠에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뉴스를 접하는 순간 더 덥다.

서울 강남 고가 아파트의 대명사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배달사원의 승강기 이용을 금지 한다’는 경고문이 붙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은마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달 27일 27개동 입구마다 “아파트에 출입하는 배달사원(신문·우유 등)들은 반드시 계단을 이용해 배달해 주시기 바라며 개선되지 않을 시 이에 상응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함을 알려드리니 배달 시 유의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붙였다. 물론 입주민들이 이런 경고문을 내걸기까지는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은마아파트 8억 이상 호가하는 아파트라고 알고 있다. 배달 사원들 새벽 3시 전 부터 신문을 전하고 신선한 우유를 전하기 위해 일하는 한 달 대가가 얼마인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속된 말로 입주민들 외식비나 간식비에도 못 미치는 돈이다. 그런 대가를 위해 뛰고 있는 분들이다. 물론 못 배우고 원래 태생이 그러니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할 말 없다. 그러나 같이 좀 살자.

새벽 교회 가시는데 지장이 있어, 아침 출근 길에 지장이 있어, 그렇게 화풀이 비슷하게 하시는 것 가진 분들의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 없이 살고 당해도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고 그렇게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승강기 이용을 못하게 하려면 현관에 내려오셔서 우유 받아 가시고 아침 신문 가판대에 가서 사서 보시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은마 아파트에 배달하시는 모든 분들이 뜻을 모아 이제부터 은마아파트에는 배달하지 못하겠다는 운동이라도 벌려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새벽 배달 종사자들 이런 단체 행동 하나 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약자다. 고용도, 임금도, 보험도 보장이 못되는 그들의 불쌍한 처지를 생각하니 정말 눈물 난다.

나만 잘살고 나만 편하게 살면 정말 잘 살 수 있다고 믿는지 묻고 싶다. 나만 생각하고 나보다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배려하지 않으면 외면당한 그들이 설 곳이 어디이겠는가? 새벽 배달 종사원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일이 곧 우리 사회의 건강성과 나 자신을 위하는 일이 된다. 오늘 내가 외면한 바로 그들이 사회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그 불안 요인 탓에 오늘 내가 지출해야 될 것보다 훨씬 큰 것을 잃게 된다는 간단한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를 가져야 할 것이다.
권광식 충청남도서산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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