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도 즐거운 체육시간, ‘뉴스포츠’로 만든다!

2014.06.01 09:00:00

여학생들에게 체육시간은 반갑지 않다. 체육은 운동 잘 하는 남학생들의 전유물이 된 지 오래기 때문이다. 여자 아이들은 구경꾼이나 응원단이 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제 체육은 모든 학생들에게 즐거운 과목이 될 수 있다. ‘경기도뉴스포츠교육연구회’ 체육교사들과 함께라면 가능하다.





사진 _ 한명섭 객원기자




Easy&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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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체육교육은 축구, 야구, 농구 등 전통스포츠가 주축이었다. 이런 종목들은 룰이 어렵고, 운동을 잘 하는 아이들에게 유리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여학생들은 체육과 멀어졌다. 상대적으로 스포츠와 ‘덜 친한’ 여학생들에게 체육은 그저 어려운, 재미없는 과목이 되고 말았다. 체육에서의 여학생 소외는 체육교과의 소외를 부추겼다. 권재원 교사(화성 동탄국제고) 또한 체육교육의 활성화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그러던 그는 ‘뉴스포츠’에서 해법을 찾았다. “뉴스포츠의 가장 큰 장점은 참여자 지향적이라는 점이에요. 우선 룰이 쉽고 용구가 가볍기 때문에 여학생들의 접근이 쉬워요.”
‘뉴스포츠’는 기존의 전통 스포츠와 다른 새로운 스포츠 종목의 통칭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뉴스포츠라는 말 대신 각각의 종목으로 불린다. 뉴스포츠는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다. ‘경기도뉴스포츠교육연구회’에서 도입하고 있는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킨볼’, ‘얼티미트’, ‘플로어볼’, ‘스포츠스태킹’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킨볼’은 지름 122cm의 커다란 애드벌룬볼을 이용하여 세 팀이 경기하는 스포츠다. 기존의 전통스포츠에서 활용하는 공보다 훨씬 크지만 가볍고 말랑말랑하여 여학생들의 공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얼티미트’는 플라잉디스크(원반)를 이용한 스포츠다. 용구가 슬림하고 사용하기가 쉬워 운동신경이 뛰어나지 않은 여학생들도 경기에 참여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뉴스포츠가 갖는 장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김수창 교사(화성 병점중)의 말에 따르면 “킨볼의 경우 룰 안에 ‘배려’가 포함돼 있어요. 대부분의 경기는 두 팀이 겨루잖아요. 하지만 킨볼은 세 팀이 경기를 해요.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은 가장 점수를 획득하지 못한 약팀을 공격할 수가 없어요. 경기를 통해 배려하는 마음을 몸소 익힐 수 있는 거죠. 말로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에요”라며 “뉴스포츠 종목이 아이들의 인성을 함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교사와 학생 모두 즐거운 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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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뉴스포츠연구회는 도단위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전국의 2800여 명의 온라인 회원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 학교 체육에 적합한 종목을 찾고 방식을 공유하는 데 중점을 둔 모임이다. 체육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활동이다. 보다 더 많은 선생님들에게 뉴스포츠를 알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했다. 4월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준비한 박영순 교사(성남 보평고)는 “이번 연수 정원이 30명이었어요. 그런데 모집 안내를 한 지 하루만에 150명 정도가 신청하셨어요. 연구회 자체 연수인데다 유료인데도 말이죠. 선생님들이 뉴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라고 말했다.

박 교사는 연구회의 ‘원년 멤버’는 아니다. 어떻게 하면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거운 체육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중간에 합류한 케이스다. “저도 처음에는 뉴스포츠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우연찮은 기회에 겨울연수에 참여하게 됐는데 정말 재밌는 거예요. 저도 재밌으니, 아이들도 재밌어할 거라고 생각했죠. 직접 체험하면 뉴스포츠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여학생들의 반응도 즉각 나타났다고 한다. 뉴스포츠 종목에 여학생 참여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 것. 김재훈 교사(화성 와우중)는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여학생들이 농구부에 5명, 배드민턴부에 10명이 참여 하고 있어요. 그런데 뉴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플로어볼에는 36명이 있어요. 오히려 들어오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더 많았는데 인원이 너무 많아 제한할 수밖에 없었죠”라며 뉴스포츠에 대한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고 전했다.

체육이 찬밥신세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어려운 부분도 있다. 특히 중학교 체육의 경우 인력부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김수창 교사(화성 병점중)는 “체육교과 시수 외에도 스포츠클럽을 주당 4시간 운영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체육교사나 강사가 부족해서 일반 선생님들까지 투입됐어요. 많이 힘들어하셨죠. 그런데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교육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어요. 그게 통과돼서 예산을 확보하게 되면서 상황이 많이 나아진 편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경기도뉴스포츠교육연구회 교사들은 ‘체력, 인성, 즐거움’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게 체육이라고 했다. 그 도구가 뉴스포츠인 셈이다. 무조건 새로운 게 좋다는 생각이 아니라,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게 무엇일까 고민한다는 체육교사들. 그들과 함께라면 그 누구라도 체육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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