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주의는 민주주의의 근간이요 사회질서 유지의 골격이다. 필자는 최근 교사들에게 ‘민주주의하면 맨 먼저 무엇이 연상되는가’를 물어본 적이 있다. 교사들의 상당수가 ‘국민이 주인’이라는 매우 단편적이고도 상투적인 답을 내 놓았다. 그래서 또 물었다. ‘국민이 주인’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그랬더니 많은 교사들이 ‘권리’라는 개념이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하였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은 무엇이 가장 먼저 연상될까.
생활 속으로 파고 들어 온 헌법, 학교 법교육 내용 수정 필요
우리나라 교육과정 역사를 보면, 제6차 교육과정 이후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에 법교육 내용이 도입된 지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학교 법교육이 그동안 학생들의 민주시민성을 함양하는 데 얼마만큼 기여하였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들 한다. 이는 학교 법교육 방향과 목표 설정의 문제일 수도, 학교 법교육의 내용 문제일 수도 있으며, 학교 법교육의 방법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문제이든 이러한 문제를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이제는 학교 법교육에 대한 성찰과 개선 방안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학교 법교육은 그 목적을 시민성 교육에 두어 왔다. 곧 학습자가 법현상을 이해하고, 일상의 법적 문제나 쟁점을 합법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며, 궁극적으로 준법의식을 갖춘 책임 있는 민주시민을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 법교육의 목적이었다. 그런데 법교육은 공동체의 근본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바탕위에서 이루어지기보다는 개인 권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법이 지닌 가치나 정신을 생활에 적용 가능하도록 하기보다는 생활법이면서 행위법인 민법과 형법을 중심으로 단편적인 사례와 지식적인 내용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헌법에 대한 교육내용은 우리나라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으나 어디까지나 정치교육의 한 부분으로서, 때로는 통치의 목적으로서 헌법학의 축소된 내용이 나열식으로 소개되는데 그쳤다.
그리고 헌법은 전통적으로 조직법이며 공동체 구성원의 일상생활과는 관계가 없는 법이라는 생각 또한 강하여 법교육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최근 헌법은 생활규범으로서 공동체 구성원의 생활 속에 존재하면서 구성원의 일상생활에 의해서 실현되고 발전되는 것이라는 생각과, 공동체 삶의 전반을 다루고 국가공동체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보편적으로 확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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