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위험 경감한 신종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2019.04.02 10:21:30

대출금리의 두 유형: 고정금리vs변동금리

대출 금리는 대출자의 신용도, 대출기간, 담보 유무 등을 고려해 결정되며 동일한 대출이더라도 고정금리냐 변동금리냐에 따라 상환해야 하는 이자금액이 달라진다. 따라서 대출을 받을 때 고정금리로 빌릴지 변동금리로 빌릴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대출 금리는 대출 만기까지 동일하게 적용되는 ‘고정금리’와 시중금리 변동에 따라 함께 바뀌는 ‘변동금리’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두 가지를 섞은 혼합금리도 있다. 고정금리는 시중금리 변동과 상관없이 만기 때까지 처음에 약속한 금리가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대출이자 계산도 편하고 대출금 상환 계획을 세우기도 쉽다. 
 

하지만 금융회사는 고정금리로 대출 시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가 입을 수 있는 손실 가능성을 반영해 고정금리를 정한다. 따라서 변동금리보다 금리수준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변동금리는 코픽스(Cost of Funds Index) 등 기준 시중금리에 연동돼 변하는 금리로 대출 시점에 고정금리보다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은행 통계자료에 따르면 신규대출 기준으로 고정금리 비중이 점점 늘어났지만 여전히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다.  
 

아마도 변동금리가 대출을 받을 때 당장 내야하는 이자가 적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오랫동안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을 낮게 판단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인에게 불리한 상황보다는 유리한 상황으로만 생각하는 심리적 편향이 있기 때문에 향후 금리가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저금리가 지속되던 시기에 고정금리보다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한 차입자의 경우 금리 상승 시 상환부담 증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에서는 변동금리를 선택한 차입자가 대출금리 상승에 대비할 수 있도록 월상환액을 경감하거나 대출금리 상승폭을 제한하는 리스크 경감 상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했다.

 

 

①월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상환액이 증가하더라도 원금상환액을 줄여 월상환액(원금상환액+이자상환액)이 10년간은 고정되게 만든 주택담보대출이다. 
 

이 상품은 10년간 금리의 변동폭을 최고 2%p로 제한해 금리 급상승으로 이자상환액이 월상환액을 초과하는 상황을 방지하며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상환액이 증가하면 원금상환액을 줄여 월상환액은 그대로 유지하고 상환하지 않은 잔여원금은 만기에 전액 상환하도록 한다. 고정기간 10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변동금리로 전환하거나 월상환액을 재산정한다.
 

월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출받을 당시의 변동금리에 0.2~0.3%p를 더해 제공된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은행이 부담하는 위험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부부 합산 소득이 7000만 원 이하이면서 시가 6억 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 0.1%p를 깎아준다. 또 기존 대출을 월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로 대환할 경우에는 강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기존 대출금을 그대로 새로 대출받을 수 있다. 
 

월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실례를 살펴보면 대출금 3억 원, 금리 3.6%, 30년 만기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1년 후 금리가 1.0%p 상승할 경우 일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적용금리는 4.6%로 상승해 월 상환금은 136만4000원에서 153만8000원이 된다. 반면 월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은 금리는 상승해도 월상환액은 고정돼 이자는 17.4만원 증가하지만 원금은 축소돼 월 원리금상환액은 136만4000원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여기서 경감되는 금액은 이자 감소액이 아니므로 만기에 일시상환금액에 포함된다. 
 

월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은 금리가 급속도로 상승할 때 이자율 상승을 제한해 월 상환액을 고정시키는 상품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금리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굳이 추가금리 0.2~0.3%p를 부담하면서 선택할 필요는 없다.

 

②금리 상한형 주택담보대출

 

향후 5년간 금리 상승폭을 최대 2%p 이내로, 연간 상승폭은 1%p 이내로 제한해 5년간 대출금리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차입자의 상환부담 급증을 방지하고자 만들어진 주택담보대출이다.
 

별도의 신규 대출을 실행하지 않고 기존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입자에게만 5년간 ‘금리상한 특약’을 부가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적용금리는 변동금리에 금리상한 특약 체결에 따른 비용을 가산해 대출받을 당시의 금리에 0.15~0.2%p를 더해 제공된다.
 

금리상한형의 실례를 살펴보면 원금 3억 원, 금리 3.5%, 20년 만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1년 후 금리가 1.5%p 상승하면 일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적용금리는 5%로 상승해 월 상환금은 161만 원이 된다. 반면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은 1년간 1% 이내로 제한돼 적용금리는 4.5%로 제한되고 월상환금은 152만 원이 된다. 일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의 월 상환금이 9만 원 감소하게 되며 연간 상환금은 총 108만원이 감소한다.
 

금리가 보다 급상승한 경우를 예로 들면 기존 금리 3.5%에서 5년차에 금리가 3.5%p 급상승하는 경우 일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7%가 된다. 따라서 월상환금은 199만6000원까지 상승한다. 반면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은 5년간 금리 상승폭이 최대 2%p 이내로 제한돼 적용금리는 5.5%이고 월상환금은 170만3000만 원이다. 일반 주택담보대출 월상환금과 비교하면 월 상환금은 29만3000원이 감소하며 연간 상환금은 총 351만6000원이 줄어들게 된다.
 

월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은 누구나 이용 가능한 반면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은 부부 합산 소득 7000만 원 이하, 주택가격 6억 원 이하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차입자만 가능하다.  
 

현재 정기적인 수입만으로 생활을 하는 사람 중에서 앞으로 금리인상이 우려돼 대출비용을 고정비용화 시켜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한다면 월상환액 고정형 담보대출을 고려해 볼만하다.
 

하지만 위 두 가지 대출상품 모두 금리가 급속하게 상승할 경우를 대비한 상품이기 때문에 다른 유형의 주택담보대출보다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경기침체로 금리 전망이 엇갈리고 있고 미국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언급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단순히 금리 인상 가능성만을 가지고 위 상품들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올 상반기에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현 시점 기준 변동금리 대출보다는 고정금리 대출이 금리가 더 낮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가계에 있어 큰 부담이기 때문에 금리 상승만을 염려해 위 상품들을 선택하기 보다는 현재 금리 수준과 자신의 수입과 지출 상황 등을 면밀히 고려해 여러 은행들에서 상담을 받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범용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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