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3년 간 지옥에서 살았습니다. 가슴에 대못이 수도 없이 박혔습니다. 앞길은 막막했습니다. 다행히 인사혁신처가 올바른 판단을 내려 이제 한 숨 돌립니다. 모든 것이 전국에서 관심을 가져준 여러분 덕분입니다.”
故송경진 교사의 유족대표 강하정 여사는 7일 전북교육청에서 열린 ‘전북 부안 상서중 故 송경진 선생님 명예회복 촉구 기자회견’에서 울분을 토해 참가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강 여사는 15년 간 ‘상세불명 근골격계 류마티스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희귀병 환자다. 송 교사 생전부터 거동이 힘든 상태였다. 때문에 집안일도 송 교사가 거의 도맡았다.
그런 강 여사는 남편의 누명을 벗게 한다는 일념 하에 성치 않은 몸을 끌고 수년 간 전국을 다녔다. 애끊는 슬픔을 안은 채. 병은 더욱 악화됐다. 그나마 인사혁신처의 항소 포기로 한 숨을 돌리게 돼 다행이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나는 몸이 아픈 환자다. 3년 동안 이를 악물고 버텼다. 어느 누구도 신경써주지 않고 관심 가져주지 않는 이 전북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버텨왔다. 다행히도 타 지역에서 많은 분들이 제 뜻을 알아주고 도움을 주고 버티는데 힘을 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승환 전북교육감에 대해 비판을 이어갔다.
강 여사는 “교육과정 속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일단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업권은 교사의 권한이라고 말 할 수 없다. 누가 한 말일까요. 김 교육감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자격으로 광주광역시에서 특정노조 교사가 성교육 도중 아이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 사건에 대해 옹호한 말”이라며 “그러나 자신의 휘하의 교사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김 교육감은 무슨 일인지 모르고 징계하라고만 했고, 일이 커지니 조직 보위 논리로 들어가 계속해서 잘못이 없다고 했다”고 성토했다.
울부짖는 목소리는 이어졌다. 그는 “사람이면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을 시인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감으로 인정하지 않고 사람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 지금 내 앞에서 눈물 흘리고 무릎 꿇고 빌어도 용서할 마음이 없다. 사람이라면 그럴 수 없다”고 분노했다.
이날 송 교사 사건 당시부터 백방으로 도움을 줬던 온영두 전 전북교총 회장도 참석했다. 3년 전 송 교사 유족을 위해 뛰어다닌 일이 머릿속에서 주마등처럼 지나간듯했다. 인계받은 이기종 현 회장도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온영두 전 회장은 “사필귀정이다. 교육감의 잘못된 판단이 무고한 교사의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했고, 이기종 회장은 “오늘 모인 모두의 힘으로 열매가 열렸다”고 전했다.
1일 출범한 한국교총 교권수호 기동대 진만성 기동대장도 이번 기자회견 참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진 기동대장은 “너무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교권사건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재발방지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날 오후 학부모·교육시민단체들이 나서 2차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김 교육감 대한 사퇴 요구 및 재발방지책에 대해 강하게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교육감 이외 전국의 진보교육감들이 학생 인권 위주의 정책을 펴느라 교권침해를 겪는 교사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항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