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전문의 “청소년 에이즈 급증, 예방교육 절실”

2021.02.08 16:41:56

서울교육청 학생인권종합계획 반대 기자회견서
서울아산병원 전은성 의생명연구소 교수 발언

“20여년 새 국내 HIV 감염 892% 급상승
성소수자 옹호교육 보다 보건교육 더욱 필요”

에이즈 감염인 안다한 자유포럼 공동대표
“인권 포장 편향교육 피해자 양산될 것”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세계적으로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감염은 감소세임에도 대한민국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대 전후의 젊은 층에서 동성 간 성행위로 전파되는 만큼, 이에 대해 정확히 알리는 예방교육은 교육당국의 당연한 의무다.” (전은성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교수)

 

“중·고교 시절 바른 교육을 학교에서 받았더라면 HIV에 감염될 성적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성소수자, 인권’으로 포장된 편향된 교육으로 인해 고통 받는 청년들이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안다한 자유포럼 공동대표)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36개 학부모 교육시민단체들은 8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학생인권종합계획 반대 및 조희연 교육감 규탄 기자회견(위 사진)’을 개최했다. 이들은 시교육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만3세 유아에게까지 성소수자 차별 금지 교육 확대, 교권 침해 논란이 제기되는 성인권조사관 도입 등을 강력히 반대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는 현직 전문의, 에이즈 환자, 탈 트랜스젠더 등 현재 시교육청 정책과 관련성이 높은 인사들이 발언자로 참여했다.

 

전은성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의학 연구자로서, 서울시민이자 자녀를 기르는 학부모로서 시교육청의 잘못된 정책이 우려돼 이 자리에 나왔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국내외에서 발표되는 논문 등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세계적으로 감소세인 HIV 감염이 대한민국의 젊은 층에게 급속도로 증가하는 현실을 시교육청이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HIV 감염으로 인한 에이즈 환자들은 주로 40~59세에 사망하는데, 암환자들이 70~84세에 사망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나이에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성감염병인 만큼 제대로 된 예방교육으로 비율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1998년 이후 전세계 HIV 감염은 39.3% 감소했지만 한국에서는 892% 증가했다”며 “질병관리청 성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HIV 감염환자 중 남성이 90% 이상, 20~34세 젊은 층에서의 발생건수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40.5배 이상 많다”고 했다.

 

또 “2017~2018년 논문에서 18~19세 감염인 중 92.9%, 20~24세의 경우 75.0%가 동성 및 양성 성관계가 전파경로임이 확인됐다”면서 “2020년 논문에서 HIV 감염 후 진단까지 약 7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보고되고 있다. 20~34세에 진단된 사람은 13~27세에 동성간 성행위에 의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소수자로 살다 큰 후유증을 겪고 있는 참여자들도 시교육청의 학생인권종합계획 방향 수정을 촉구했다. 시교육청의 성소수자 옹호교육이 시작되면 학생들이 자신들처럼 후회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경고를 담았다.

 

동성애자로 지내다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환자가 됐다는 안다한(사진 왼쪽) 자유포럼 공동대표는 예방교육 부족이 무분별한 성적 행위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안 대표는 “HIV 감염돼 에이즈 환자가 된 지 4년째”라며 “보건복지부 2015년 자료에 의하면 남성 동성애자 간 성 접촉이 에이즈의 주요 전파 경로로 보고되고 있다. 교육자라면 오히려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시교육청의 학생인권종합계획은 오히려 학생의 건강권과 교사의 교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렌스젠더 출신인 이효진(사진 오른쪽) 빛의자녀교회 전도사는 “7세 때 당한 성폭행으로 남성 혐오증이 생겨 동성애자로 살게 됐고, 남자의 몸을 갖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어져 남성 호르몬을 투여했다. 턱수염이 자라고 남성 체형으로 변했지만 과다투여 후유증으로 부정출혈, 간수치 상승, 육체 피로감, 무력감, 우울증, 공황장애 등 가짜 남성의 삶은 너무 힘들었다. 청소년 시절에 올바른 생명주의 성교육을 받았더라면 이런 고통은 없었을 것”이라며 “생식기 수술을 하거나 호르몬 주사를 맞는다고 해도 염색체가 바뀌지 않고, 성별을 바꿀 수 없다. 사춘기 청소년의 혼란스러운 시기에 올바른 성교육을 시켜야 하는 시교육청에서 인권이라는 거짓 포장으로 잘못된 교육을 시킨다면 저처럼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대표들은 기자회견 후 시교육청 학생인권종합계획 담당 간부 등과 면담을 갖기도 했다. 전문의의 의학적 지적에 담당자들은 반박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시교육청은 계획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혜경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대표는 “혐오·차별을 조장하고 교권을 침해하는 ‘성인권시민조사관 제도’를 폐지하고 ‘HIV감염, 에이즈’라는 치명적인 성 감염병의 위험성과 전염 경로 등을 반드시 교육해 우리 자녀들의 건강권과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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