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소비자에서 생산자 돼 보길”

2021.10.07 15:39:53

박정남 강원 간성초 교사 인터뷰

독학으로 촬영, 편집 방법 익혀
드문드문 학급 활동 영상 올리다
지난해 만든 사회 콘텐츠로 입소문
‘보여줘! 쌤즈’서 최우수작 선정돼

“지난 1년 모습 보여주는 영상…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로 출품했죠”

 

“어떤 영상을 출품할지 고민하다가 공모 요강에서 ‘최애 콘텐츠’를 뽐내달라는 내용을 봤어요. 제일 좋아하는 콘텐츠 ‘사회 수업 영상 만들기’를 골랐죠. 저의 일 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박정남 강원 간성초 교사는 최근 한국교총 2030청년위원회가 개최한 ‘보여줘! 쌤즈 랜선 뽐내기-온라인 채널 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온라인 수업 영상을 만들면서 제작한 ‘사회 수업 영상 만들기’를 출품했다. 20분 남짓한 사회 수업 영상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는 동안 교사가 학생들에게 가닿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엿볼 수 있어 호평을 받았다. 
 

박 교사는 유튜브 채널 ‘박정남’을 개설해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처음으로 업로드한 건 과학상자 만들기를 지도하면서 촬영한 영상이다. 이후 학교 방송 업무를 맡으면서 영상 제작에 관심을 가졌다. 독학으로 촬영, 편집 기술을 익혔다. 일주일에 한 번, 방송 조회를 준비하고 학급 장기자랑 영상을 촬영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을 때 학급 학생들과 만든 뮤직비디오는 지역사회가 들썩일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박 교사는 “전근 후에는 학예회 등 학급 활동을 중심으로 영상을 올렸다”면서 “자녀의 학교생활을 궁금해하는 학부모님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업로드한 건, 원격수업을 준비하면서다. 같은 학년 동료들끼리 각자 과목을 맡아 온라인 수업 영상을 만들자고 했고, 박 교사는 사회와 체육 과목을 맡았다. 근무하는 학교 학생들을 위한 콘텐츠였다. 그러다 동료들이 교사 커뮤니티에 공유해보라고 권했고, 고민 끝에 올리기로 했다. 박 교사는 “누가 이걸 보겠느냐 했다가 이왕 만든 거 아까운 마음이 들어서 올렸다”면서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고 다른 지역 학생들까지 유입돼 구독자가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런 박 교사의 노력은 학생, 학부모가 먼저 알아봤다. 영상 아래에는 ‘귀에 쏙쏙 들어온다’, ‘전문 인터넷 강의 수준이다’, ‘쉽게 설명해줘서 고맙다’, ‘단원평가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학생들의 댓글이 달렸고, 학부모들도 아이들을 위해 열심인 모습에 고마움을 전했다. 원격수업이 끝날 때까지만 올리려던 계획은 구독자의 요청으로 6학년 1학기 사회 전 차시 수업 영상 제작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영상은 한 번 찍어 올리면 수정이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시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평소보다 두세 배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지난해 2학기에 등교를 시작하면서 2학기 사회 영상은 끝까지 만들지 못했어요. 아쉽지만, 아이들에게 집중하기 위해 잠시 멈추기로 했죠.”
 

박 교사는 젊은 교사들이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봤다. 특히 교사들의 전문성이나 개성,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그는 “유튜브의 경우 구독자 1000명이 넘어가면 겸직 허가를 받는 등 절차가 필요하고, 학생들의 개인정보와 관련한 부분은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래도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휴대전화 하나만 갖고도 충분히 좋은 영상,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어요. 요즘 아이들은 궁금한 게 있으면 유튜브를 먼저 검색해요. 우리 선생님이 유튜버라면? 아이들과도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겁니다. 유튜브 콘텐츠 소비자에서 직접 만드는 생산자가 돼 보시길 바라요.”

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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