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윤석열차’, 이제 대놓고 그려라?

2023.07.17 11:20:18

만진원, 공모전 결격사유 ‘정치적 의도’ 삭제
김승수 의원, 경기교육청 자료 제출받아 공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하 만진원)이 올해 제24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개최와 관련해 작년(제23회)까지 결격사유였던 ‘정치적 의도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작품’, ‘과도한 선정성·폭력성을 띤 경우’를 모두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진원은 지난해 ‘정치적 의도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작품’이라는 결격사유를 어기고 '윤석열차'를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해 비판을 받았다.

 

김승수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북구을)이 최근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후원 신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제23회)까지 있었던 ‘정치적 의도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작품’, ‘과도한 선정성·폭력성을 띤 경우’가 적시된 ‘결격사유’ 항목이 사라지고 ‘표절·도용 소지’,‘응모요강 기준 미달’ 등이 명시된 ‘유의사항’ 항목으로 대체됐다.

 

만진원이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개최를 앞두고 도교육청에 제출한 ‘제24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개최 계획(안)’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변경 사항으로 ‘결격사항 일부 변경, 삭제’가 포함됐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정치적 의도 및 폭력, 선정성 문구 제외’, ‘사전 검열의 논란 및 폭력, 선정성 해당여부는 심사위원회에서 검토 결정’이라고 변경됐다.

 

특히 ‘훈격 변경 사유(교육감상 은상에서 금상으로 변경)’에 대한 도교육청의 소명 요청에 대해 만진원은 “2022년 제23회 공모전의 카툰부분 금상 수상작인 ‘윤석열차’ 이슈로 인해 2023년 공모전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없이 시행하게 됐다”고 답했다. 만진원은 올해 공모전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에 후원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도교육청은 내부 규정을 들어 후원 명칭 등의 사용을 불허했다.

 

만진원은 경기도 부천시 산하 출연기관으로 문체부로부터 매년 100억원 이상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는다. 2016년 45억원 수준이던 국고보조금은 올해(2023년) 기준 116억4000만원으로 급증했으며, 최근 10년간 지원받은 국고보조금 총액은 약 815억원에 달한다.

 

만진원은 제24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을 위해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작품 접수를 진행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결격사유를 어긴 작품 수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도 반성은커녕 결격사유 자체를 없애버리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대놓고 ‘정치적 의도’가 있고 ‘타인의 명예 훼손’ 가능성이 있는 작품을 수상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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