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감서 ‘R&D 예산 감축’ 공방

2023.11.08 15:44:24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 자녀
학폭 문제 사퇴한 것도 도마

 

여야는 7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인사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졸속 삭감이다. 비정규직 연구원과 학생 연구원들이 대거 연구가 중단되거나 과외를 알아보는 상황”이라며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은 “세수를 확보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해야 재정 건전성이 좋아지는데, 과거 감세 방식을 그대로 하니까 긴축이 경제 침체를 부르고 재정 건전성은 악화하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R&D 예산이 2019년부터 3년간 20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그 과정에서 각종 폐해가 나왔기 때문에 예산 낭비적 요소들을 과감하게 구조 개혁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장동혁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확장 재정을 통해 돈을 풀고 싶은 의혹을 받지 않는 정부가 어디 있겠나”라면서 “그런데도 국가 채무가 더 늘어난다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이 같은 경제정책 기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자녀 학교폭력 의혹 등으로 자진 사퇴한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 사례 등 대통령실의 인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의 ‘비위 조사·수사 중일 때 사직 처리 이유’ 질의에 김대기 비서실장은 “거의 구두로 다 확인을 받고, 대통령이 순방에 가시기 때문에 전날까지 처리해야 해서 (면직 재가를) 했다”며 “대통령 순방 전에 의전비서관을 내보냈다. 그것보다 더 큰 중징계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2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대덕 연구개발특구 50주년 미래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기존 나눠먹기식 R&D 예산을 전면 재조정해야 더 필요한 항목에 R&D 예산을 늘릴 수 있다는 정부 기조를 언급한 바 있다. 국회의 정부 예산안 심의 때 삭감된 일부 R&D 항목에 대한 증액이 이뤄질 가능성도 열어놨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최근 국가 R&D 예산을 앞으로 더 확대하기 위한 실태 파악 과정에서 내년도 R&D 예산의 일부 항목이 지출 조정됐다”며 “연구자들이 제대로 연구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R&D 재정의 지출 경로에 대해서는 계속 확인해서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연구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R&D 혁신을 위해 낡은 규제와 제도를 혁파하고, 도전적 연구에 대해서는 성공과 실패가 따로 없는 만큼 실패를 문제 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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