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1] 신규교사 교직적응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

2025.02.05 10:00:00

신규교사의 교직적응, 교사 정체성 형성에 영향
신규교사 적응을 돕기 위해 실습학기제·수습교사제 등의 지원방안이 학교현장에서 시행되고 있거나, 시행을 앞두고 있다. 낯선 근무환경에 새롭게 진입하는 구성원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은 비단 교직사회에만 해당하는 상황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신규교사의 적응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양성교육에서 습득한 이론과 학교현장의 실제 간 간극이 언제나 존재하지만, 교사를 위한 체계적인 입문 과정이나 사회화 과정이 부재하다는 점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신규교사는 학교에서 근무하는 첫날부터 경력교사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불공정한 처지에 놓여 있어, ‘현실충격’이라고 표현될 만큼 학생에서 교사로 급격한 역할 전환이 이루어진다. 그동안 교직적응의 과업은 교사 개인의 시행착오와 경험의 축적에 맡겨져서 신규교사에게 과도한 개인적 비용과 책무가 지워졌다. 고립된 교실에서 ‘가라앉거나 혹은 헤엄치면서’1 홀로 고군분투하지만, 동료교사들의 도움이나 지원을 받기도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교직사회의 관행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답습하거나, 무조건적으로 동화되지 않고 자신의 교직활동을 성찰하며 적응 방식을 찾아가기도 한다. 


이처럼 신규교사의 교직적응은 그 과정에서 직업적 좌절이나 회의감을 가질 수도 있으나, 학교변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동력이자 기반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교직 초기의 적응 경험은 향후 어떤 교사로 성장할 것인가, 즉 교사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주며, 궁극적으로 학생의 학업성취 향상과 학교 혁신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2는 점에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신규교사의 교직적응 양상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고, 이들의 교직적응을 지원하는 정책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고군분투형·무난순탄형·내적고심형 … 신규교사 교직적응의 다양한 양상 
신규교사의 교직적응은 ‘불안 → 탐색 → 조정 → 정립’의 네 단계를 거쳐 연구하고 적용해 보는 반복의 과정에서 교육실천 방향을 정립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각각의 단계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거나 길어짐에 따라 교직적응의 유형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행정업무 부담이 매우 과중하나 학교의 지원을 받기 어려워 홀로 고군분투하는 유형, 수업에 대한 막막함과 행정업무 부담 그리고 생소한 조직문화에 대한 불편감을 느끼면서 문제상황을 최소화하거나 회피하는 내적고심형, 학교의 자체적인 배려로 부담이 적은 업무를 맡고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여 교육활동을 충분히 고민하고 있는 무난순탄형 등으로 유형화할 수 있었다. 


신규교사를 대상으로 한 초점집단면접에서 나타난 교직적응의 유형은 양적자료(TALIS 2018)를 활용한 분석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교수·학습, ▲학급경영 효능감, ▲교사협력, ▲교직만족, ▲직무스트레스의 다섯 가지 기준으로 잠재 프로파일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부적응형, ▲성장형, ▲무난순탄형, ▲고군분투형의 4개 유형이 도출되었다. 


먼저 부적응형은 교수·학습 효능감, 학급경영 효능감, 교사협력, 교직만족에 있어 모두 평균보다 낮으나 직무스트레스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두 번째로 성장형은 부적응형과 반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교수·학습 및 학급경영 효능감과 교직만족도가 높으며, 동료교사와의 협력활동의 빈도도 높았지만 직무스트레스는 낮았다.

 

무난순탄형은 교수·학습 및 학급경영 효능감, 동료교사와의 협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대체로 평균에 가깝고, 평균적인 수준에서 높은 교직만족과 낮은 직무스트레스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고군분투형은 상대적으로 높은 교수·학습 및 학급경영 효능감을 보여 직무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높지만 교직만족 정도가 낮고, 직무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다. 

 


신규교사 대상의 인식조사 결과와 면담 결과는 모두 신규교사의 교직적응이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교직수행 중에 당면한 문제의 정도와 수준, 문제해결을 위한 전략의 다양성, 그리고 학교 내외의 지원 정도에 따라서 교직적응은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교사 개인이 처한 상황과 맥락,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여 적응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

 

신규교사 교직적응 지원을 위한 정책방안
신규교사의 교직적응은 교사가 되어 가는 첫 번째 단계이자 가르치는 것을 배우는, 즉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교직적응이 기존 교직사회의 관행과 규범에 순응하는 통과의례에 머무르지 않고, 긍정적인 경험을 축적하여 교육전문가이자 학교 혁신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긍정적 교사 정체성 형성을 위한 신규교사 지원 파이프라인 구축’을 정책적 지원방안으로 제안한다. 지원 파이프라인은 교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예비교사가 입직 초기의 3년을 보낸 이후에 긍정적인 교사 정체성을 형성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원활한 경로를 설정하는 데 초점이 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상황과 맥락에서 상이한 방식으로 적응하고 있는 신규교사에게 맞춤형으로, 적시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지향한다. 

 

 

신규교사 지원 파이프라인은 예비교사에서 입직 후 경력 3년의 현직교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고 있다. 가르치는 방법을 이론적·기술적으로 배우는 교사양성교육의 단계, 교사로 임용되어 학교에 배치받기 이전까지 적응을 지원하는 입직적응 단계, 1년간의 학사운영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는 입직 이후부터 1년까지의 단계, 그리고 낯선 교직환경에 적응하고 긍정적 경험을 축적하면서 교사 정체성을 형성하는 경력 3년까지의 단계로 구성된다. 신규교사는 각 단계를 통과하면서 체계적으로 교직사회에 적응할 수 있으며, 교사를 둘러싼 학교 내외의 다양한 체제로부터 총체적인 지원을 받아 교직에 적응한다. 


그리고 제도적·정책적인 지원 기제는 파이프라인을 거치는 신규교사가 하나의 단계에 오랫동안 머무르지 않고 원활하게 통과하여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압력을 주어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교사양성교육의 단계는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 및 전문성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입직적응의 단계에서는 개별 신규교사의 특징과 요구를 체계적으로 진단하여 개별화된 맞춤형 적응활동을 지원한다.

 

입직 후부터 1년까지의 단계에서는 처음으로 학년의 시작과 끝을 경험하면서 부딪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며, 학교 내외 구성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지원한다. 이후 경력 3년까지의 단계에서는 입직 전·후로 수행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축적한 지식을 학교에서 실천하고 체득하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같은 단계를 거쳐 교직에 적응한 교사는 궁극적으로 ‘긍정적 교사 정체성을 형성한 교사’로서, 학생의 성장에 기여하고 교직사회 및 학교조직의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김혜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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