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안한 고교학점제 교원 확보부터

2025.04.21 09:10:00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이후 학교가 혼란에 빠져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목적과 달리 다양한 과목 개설은 이상론에 머물고 있을 뿐, 수업 활동 이외의 행정과 관리 업무만 폭증하고 있다. 대부분 문제가 새롭지 않다. 5년여 전 추진계획 발표 시점부터 교총을 비롯한 교직 사회에서 우려와 보완을 주장했던 사항이기에 현장 불만은 더욱 팽배하다.

 

먼저 ‘책임교육’이 현장에서는 무의미한 구호로 변질될 위기다. 최소성취수준 보장 제도가 미이수 때문에 졸업을 못 하는 학생이 없게끔 만드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미이수 방지를 위해 수행평가에 기본점수를 부여하거나 온라인 수업을 수강하는 식의 방법이 나오고 있다. 모든 학생의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 보장과는 거리가 멀다.

 

출결 관리 또한 혼선을 빚고 있다. 4월 중순인데도 3월 출결 관리를 마무리하지 못한 학교가 많다. 대학식 과목별 출결 체계를 적용하면서도 정작 담임교사가 학생 생활 전반을 확인하며 출결 사유 변동을 반영해야 하니, 교과교사에게 수많은 수정요청을 할 수밖에 없다. 교과교사의 출결 확인은 필요하지만, 초과근무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교원 확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맞춤형 교육과 과목 선택권 확대다. 하지만 한 교사가 여러 과목을 떠맡는 것은 교사 소진을 가속화 할 뿐이다. 학생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것도, 개별화 지도를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고교학점제의 현장 실태를 냉정히 되돌아봐야 한다. 교사의 헌신에 의존한 끼워 맞추기식 운영은 오래갈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은 다행이다. 대책 중심에는 교원 확보라는 근본적 토대 마련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한국교육신문 jebo@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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