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지방국립대 신입생에게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사립대 총장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대학 육성이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국립대에만 지원이 집중될 경우 지역 사립대의 학생 모집과 교육여건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정책 재검토와 함께 사립대에 대한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10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검토 중인 ‘지역 균형 장학금’에 대해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간 재정 지원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정책”이라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사총협은 지원 대상을 지방국립대로 한정하는 데 문제를 제기했다.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대학 육성이 목적이라면 설립 유형에 따라 지원 대상을 나눌 것이 아니라 지역의 국·사립대와 학생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총협은 “학생 간 형평성을 훼손하고 지역대학의 공정한 경쟁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27학년도 수시모집을 앞둔 시점을 짚었다. 지방국립대가 전액 장학금을 앞세워 신입생을 모집하게 되면 학령인구 감소로 이미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사립대의 학생 모집 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총협은 지역 사립대의 위축이 결국 지역의 교육·연구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립대와 사립대를 함께 지원하는 정책을 요구했다.
국·사립대 간 교육여건 격차를 보여주는 통계도 제시했다. 사총협 대학교육 통계집에 따르면 지난해 비수도권 국·공립대 등록금은 사립대의 약 54% 수준이다. 2024년 등록금 대비 재학생 1인당 장학금 비율은 비수도권 사립대가 58.6%, 국·공립대가 79.1%로 20.5%포인트 차이가 났다. 학생 1인당 교육비도 비수도권 국립대가 사립대보다 약 56% 많았다.
정부의 다른 대학 재정지원 정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사총협은 거점국립대가 ‘특성화 지방대학사업’을 통해 5년간 1000억원을 지원받는 상황에서 전액 장학금까지 국립대에 집중되면 대학 간 재정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규제와 재정지원사업 연계가 사립대의 재정 운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추진 중인 ‘2026년 지방대학 특성화 선도대학 육성사업’도 언급했다. 총 850억원을 투입해 15개 대학을 선정하면서 입학정원 3% 이상 감축을 요구하고 있어 학생 충원과 재정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 사립대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게 사총협의 입장이다.
사총협은 지역 사립대의 교육·연구 기반 확충을 위한 안정적인 재정지원도 함께 요구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원을 지역 사립대의 인공지능(AI) 인재 양성과 교육·연구 인프라 확충에 활용하고,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대학이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총협은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대학 육성이라는 정책 목적을 달성하려면 국립과 사립의 구분을 넘어 지역의 모든 대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지역 균형 장학금 정책의 재검토와 사립대에 대한 동등한 지원을 촉구했다.
한편 교육부는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지역대학 진학을 유도하기 위한 지역 균형 장학금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지방국립대 학생에게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전액 국가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으로, 우선 2027학년도 신입생부터 지원한 뒤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전체 학년으로 확대할 경우 연간 약 400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