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를 둘러싼 현장의 반발이 커지고 있지만 정책 논의는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다. 돌봄 공백을 모든 학생의 정규수업 확대로 해결하는 것은 교육적 필요보다 사회적 돌봄 수요에 맞춰 교육과정을 바꾸는 ‘본말전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교육위원회와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은 다음달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연다. 황인혁·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초등학교 수업시수 확대의 필요성에 대한 정책적 검토’를,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학생·학부모 연구실장이 ‘초등 저학년 교육 시간 확대의 쟁점과 과제’를 각각 발표한다.
현장에서는 포럼이 확대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운 데 대한 우려가 나온다. 교육시간 확대 여부 자체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에 앞서 포럼 제목에 ‘교육시간 확대’를 명시하고 첫 발제부터 ‘수업시수 확대의 필요성’을 다루면서 사실상 확대를 전제로 논의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국교위가 운영하는 국민의견플랫폼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26일 30년 경력의 현직 교사가 올린 ‘초등학생 오후 3시 하교 정책 반대’ 글에는 8월 28일 오후 현재 4028명이 동의했다. 작성자는 현재 5교시에도 저학년의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다며 오히려 신체활동과 자유놀이 시간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튿날에는 초1 담임교사가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추진안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글을 별도로 올렸다. 그는 현재 정규수업 체제에서도 학생들이 상당한 피로를 느끼고 있다며 3시까지 정규수업을 연장할 경우 스트레스와 집중력 저하로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글에도 8월 28일 오후 현재 491명이 동의했다.
이 같은 반발에도 교육시간 확대 논의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돌봄 공백 문제가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지난 7월 우리나라 초1·2의 연간 수업시간이 581시간으로 OECD 평균 815시간보다 234시간 적다는 점을 제시하며 단계적인 확대를 제안했다. 이른 하교에 따른 맞벌이 가정의 돌봄 공백과 사교육 의존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돌봄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이 모든 학생의 수업을 더 늘려야 한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돌봄은 필요한 학생에게 필요한 시간만큼 제공하는 사회적 지원인 반면 정규수업은 모든 학생에게 적용되는 교육과정인 만큼 목적과 대상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초1·2는 학교생활 적응과 기초학습뿐 아니라 충분한 놀이와 휴식이 필요한 시기다. 학교에 더 오래 머무는 것이 곧 더 나은 교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수업시간 확대에 앞서 무엇을 왜 더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적 근거와 학생의 발달단계에 대한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돌봄 공백을 메울 별도의 정책도 이미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늘봄학교를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으로 개편해 학교와 교육청뿐 아니라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돌봄을 함께 책임지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방학과 야간, 주말, 긴급돌봄 등 학교 정규수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수요를 지역사회와 함께 담당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교총도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되 학교와 교사에게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에 대해서도 학교 중심의 돌봄을 지역사회 협력체계로 전환하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 지자체가 인력 채용과 안전관리 등에 실질적인 책임을 지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