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SNS 규제, 국민은 찬성 청소년은 반대

2026.09.03 23:21:36

한국언론진흥재단 국민인식 조사

국민 70.7% 제한 찬성…청소년은 59% 반대
무한스크롤·추천 알고리즘 등 과몰입 기능 지적
이용 차단보다 플랫폼 책임·환경 개선에 무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연령에 따라 제한하는 정책에 국민 10명 중 7명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당사자인 청소년은 10명 중 6명이 반대해 성인과 뚜렷한 인식 차이를 보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만 14~58세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발표한 ‘청소년의 안전한 소셜미디어 이용 환경 조성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연령을 기준으로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정책에 70.7%가 찬성했다. 적극 찬성은 28.7%, 약간 찬성은 42.0%였다. 반대는 29.3%였다.

 

성인과 청소년의 입장 차이는 컸다. 만 14~18세 청소년 200명 가운데 찬성은 41.0%에 그친 반면 반대는 59.0%였다. 아동·청소년 자녀가 있는 성인은 77.5%, 자녀가 없는 성인은 78.3%가 찬성했다.

 

 

청소년 보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높았다. 청소년의 자율적 선택과 일정한 보호·제한 가운데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를 묻자 전체 응답자의 78.5%가 보호와 제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청소년은 58.5%가 자율성 보장을 선택했다.

 

SNS 과몰입을 유발하는 플랫폼 기능에 대한 문제의식도 확인됐다. 이용시간을 늘리는 데 영향을 미치는 기능으로 무한 스크롤이 95.2%로 가장 높았고 맞춤형 추천 94.0%, 좋아요·댓글 등 사회적 반응 확인 91.7%, 자동재생 89.8% 순이었다.

 

청소년 이용 시 제한할 필요가 있는 기능으로는 무한 스크롤이 62.0%로 가장 많이 꼽혔다. 자동재생 54.2%, 사회적 반응 확인 48.6%, 맞춤형 추천 40.6% 등이 뒤를 이었다. 조사에서 제시한 6개 기능 가운데 하나라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92.4%에 달했다.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도 높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청소년 계정의 개인정보와 공개 범위를 안전하게 설정할 책임이 있다는 응답은 94.2%, 유해 콘텐츠 노출 방지는 94.0%였다. 콘텐츠 추천 방식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는 응답도 92.4%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청소년의 안전한 SNS 이용을 위해 이용 자체를 제한하는 것보다 플랫폼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59.8%가 ‘플랫폼의 기능·환경을 보다 안전하게 바꾸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답했다. 이용 제한을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은 40.2%였다. 특히 청소년은 72.0%가 플랫폼 기능과 환경 개선을 우선해야 한다고 봤다.

 

연령 제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컸다. 다른 사람의 계정 등을 이용해 제한을 피할 수 있다는 데 94.9%가 동의했고 이용이 제한되지 않는 다른 SNS나 온라인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응답도 90.2%였다. 연령 확인 과정에서 불필요한 개인정보가 수집될 수 있다는 우려도 76.7%에 달했다.

 

몇 세 이하까지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묻자 만 15세가 16.8%로 가장 많았다. 만 18세가 14.9%, 만 12세 미만이 13.1%로 뒤를 이어 제한 연령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청소년 SNS 규제를 둘러싼 논의는 최근 교육계와 국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청소년 SNS 규제, 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청소년의 SNS 과의존 문제와 함께 획일적인 이용 차단보다 플랫폼 책임 강화, 대체 활동 마련, 학생 의견 반영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당시 최보희 평택여고 학생은 “SNS 제한에 앞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충분하고 다양한 활동 마련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학생의 의견이 더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미 폰프리스쿨추진단 학부모 단장도 “자극적 콘텐츠 알고리즘, 도박광고, 음란 콘텐츠 노출, 사이버 폭력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학부모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청소년의 안전한 소셜미디어 이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특정 연령 미만의 이용을 제한하는 정책뿐 아니라 플랫폼의 책임 강화와 가정·학교에서의 지도·교육, 그리고 청소년의 자율적인 조절 역량 강화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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