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지방 국립대 신입생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이미 지방 국립대 절반 이상에서 재학생 2명 중 1명 이상이 장학금으로 등록금 전액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국가장학금 지원이 두터운 국립대에 추가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을 놓고 대학가의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 국립대 30곳 가운데 17곳에서 국가장학금과 교내외 장학금을 합쳐 실질 등록금 부담액이 ‘0원’인 학생이 전체 재학생의 절반을 넘었다. 70% 이상인 대학이 4곳, 60%대 2곳, 50%대 11곳이었다.
실질 등록금 부담액이 0원이라는 것은 등록금을 내지 않는다는 의미라기보다 국가장학금과 교내외 장학금을 합친 금액이 등록금과 같거나 이를 넘어 학생이 실제 부담하는 금액이 없다는 뜻이다.
대학별로는 국립목포대가 재학생 5664명 가운데 4336명으로 76.6%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국립창원대 71.7%, 경상국립대 71.6%, 국립강릉원주대 70.0%로 4개 대학은 10명 중 7명 이상이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충당했다. 거점국립대 가운데서는 전남대가 61.7%였으며 전북대 51.0%, 강원대 50.8%, 경북대 50.7%로 절반을 넘었다.
이처럼 실질 등록금 부담이 없는 학생이 많은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국립대 등록금과 국가장학금 지원이 맞물린 결과다. 국립목포대의 학부 등록금은 학기당 165만~211만원, 국립창원대는 168만~219만원 수준이다. 현재 국가장학금은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에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1~3구간은 학기당 300만원, 4~6구간 220만원, 7~8구간 180만원, 9구간은 50만원까지 지원한다. 소득구간에 따라 국가장학금만으로도 국립대 등록금 전액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국가장학금 수혜율도 높았다. 지난해 국립목포대 재학생의 75.1%가 국가장학금을 받았고 국립경국대 71.9%, 국립강릉원주대 70.4%였다. 국립목포해양대·국립금오공대·국립군산대·국립창원대·국립한국교통대 등도 60% 후반대의 수혜율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27학년도부터 지방 국립대 30개교 신입생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국가장학금을 신청하면 소득구간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며 의·치·약·수의대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후 2028년 1·2학년, 2029년 1~3학년으로 대상을 늘려 2030년에는 전 학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편성된 지방 국립대 전액 장학금 예산은 2130억원이다. 이 가운데 1204억원은 기존 국가장학금Ⅰ유형과 다자녀 국가장학금으로 지원되던 재원이며 전액 지원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926억원이다. 정부는 지역 대학에 인재를 유치하고 졸업 후 지역 정주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지방 사립대에 대한 지역인재장학금도 확대된다. 신규 선발 규모를 기존 4000명 수준에서 1만명으로 늘리고 관련 예산은 800억원에서 1150억원으로 증액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기존 국가장학금을 포함한 지방 사립대 신입생 대상 장학금은 내년 예산안 기준 약 7600억원이다.
그러나 대학사회에서는 지방 국립대만 소득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보장하는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같은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을 대학 설립 주체에 따라 달리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지원 대상을 지역 학생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립대 교수단체들도 국·사립대 간 장학금 격차가 지역 사립대의 학생 모집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공립대 교수사회에서는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을 국가의 국립대 책임성과 고등교육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평가하면서 등록금 지원과 함께 학생 1인당 교육비 확대, 교원 확충, 교육·연구시설 개선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우선 지방국립대부터 지원을 시작하는 취지는 지방 인재가 수도권으로 무분별하게 유출되는 것을 막아보자는 것”이라며 지역 대학에서 공부한 인재의 지역 정주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는 “정책의 효과뿐 아니라 우려 사항이나 공정성에 관한 또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필요하면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